6~8호골. 와일드카드 황의조(26·감바 오사카)의 골감각이 뜨겁다. 슈퍼스타 등극이다. 이제 그에게 기대감을 갖게 한다. 실력으로 '인맥 선발' 논란을 날려버렸다. 그리고 매 경기 득점포로 김학범호의 대표 골잡이로 우뚝 섰다.
황의조는 27일 인도네시아 버카시의 패트리어트 찬드라바가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우승 후보 우즈베키스탄과의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8강전에서 멀티골을 터트렸다. 전반에만 두 골을 터트렸다. 원샷 원킬. 슈팅 2개가 차례로 골문으로 빨려들어갔다. 우리나라 스트라이커가 단일 국제대회에서 이 정도의 폭발적인 득점포를 가동한 건 무척 이례적이다.
황의조는 이번 대회 첫 경기부터 불을 뿜었다. 유럽파들이 뛰지 못한 바레인전에서 해트트릭(3골)을 기록했다. 골 뿐만 아니라 날카로운 움직임과 패스로 우리나라의 공격을 이끌었다. 와일드카드 다운 활약이었다. 황의조의 활약은 '인맥 선발' 논란을 한 경기 만에 날려버렸다. 그는 합류전 일본 J리그에서 9골로 절정의 골감각을 유지했다. 김학범 감독은 "황의조 선발을 두고 말들이 많았지만 개의치 않는다. 난 실력만 보고 선수를 뽑는다"고 잘라말했다. 한국은 바레인을 6대0으로 제압하며 기분 좋은 출발을 알렸다.
한국은 조별리그 말레이시아전서 1대2로 졌다. 그러나 황의조의 경기력은 계속 상승곡선을 그렸다. 그는 만회골(대회 4호)을 기록했지만, 패배로 빛이 바랬다. 한국은 이 패배로 조1위가 좌절됐다. 가시밭길을 예고했다. 한국은 키르기스스탄과의 3차전에서 손흥민의 결승골로 1대0 승리하며 16강에 올랐다.
황의조의 득점포는 이란전에서 다시 한번 터졌다. 최전방 공격수로 나선 황의조는 이란의 수비진에 막혀 이렇다할 움직임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를 지원해 줄 2선 공격수들과의 호흡도 좋지 않았다. 하지만 황의조에게는 한방이 있었다. 전반 40분 황인범이 왼쪽에서 올려준 크로스를 침착하게 마무리했다.
황의조는 우즈벡을 맞아서도 득점행진을 이어갔다. 전반 4분 선제골을 터트렸다. 손흥민의 도움을 받아 오른발로 차 넣었다. 1-1로 동점인 전반 34분에는 오른발 중거리포로 두번째골을 터트려다. 슈팅 2개로 두골을 만들었다. 황의조는 전반 40분 해트트릭 찬스를 잡았지만 상대 골키퍼의 육탄방어에 막혔다. 그는 2-3로 뒤진 후반 30분 해트트릭을 완성했다. 손흥민의 도움을 받아 오른발로 세번째골을 터트렸다. 두번째 해트트릭을 기록한 황의조의 대회 8호골. 우리나라가 이번 대회에 기록한 13골 중 혼자 8골을 책임졌다. 황의조는 연장 후반 13분 결승골이 된 PK까지 유도했다.
대회 전 황의조는 논란의 중심에 섰다. 김학범 감독은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3장의 와일드카드로 손흥민(토트넘) 조현우(대구) 황의조를 선택했다. 그 후 많은 팬들로부터 '왜 황의조를 택했냐', '인맥 축구냐'라는 비난을 받았다. 김 감독이 성남FC 지휘봉을 잡았을 당시, 황의조와 함께 했다. 이 때문에 황의조를 발탁한 것 아니냐는 근거가 약한 논란이었다.
황의조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쾌조의 컨디션을 보였다. 정규리그 9골에다 컵대회까지 포함해 올 시즌 총 14골을 기록했다. 그럼에도 논란은 잦아들지 않았다. 국내에서 합류한 황의조는 "주변에서 전해들어 알고 있다. 그러나 신경 쓰지 않고, 몸 관리와 선수들과의 어우러지는 데에 집중할 생각이다. 내가 더 잘해야 한다"고 했다. 황의조는 실력으로 자신과의 약속을 지켰다.
8골을 터뜨리며 와일드카드의 존재 가치를 확실히 보여준 황의조. 그의 발탁은 결과적으로 신의 한수 였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