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um App

Experience a richer experience on our mobile app!

[인터뷰③] 변혁 감독 "박해일X수애, 카메라만 돌면 180도 변해"

by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변혁(52) 감독이 배우 박해일(41)과 수애(39)의 남다른 열정에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2009년 개봉한 영화 '오감도' 이후 9년 만에 정치 영화 '상류사회'(하이브미디어코프 제작)로 컴백한 변혁 감독. 그가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나 '상류사회'에 대한 연출 의도와 비하인드 에피소드를 전했다.

'상류사회'는 각자의 욕망으로 얼룩진 부부가 아름답고도 추악한 상류사회로 들어가기 위해 모든 것을 내던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정치 영화다. 국내는 물론 전 세계에서 인기리에 방영됐던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하우스 오브 카드'의 한국판으로 불리며 관심을 받고 있다.

모두가 궁금해하는 대한민국 최 상류층의 민낯과 현실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것은 물론 부패한 상류사회의 문제점을 가감없이 꺼낸 '상류사회'. 상류사회에 속하고 싶어하고 동경하는 인간의 욕망과 양면성을 꺼내는 스토리를 세련되고 감각있게, 또 현실감있게 연출해 지금껏 보여진 정치극과 또 다른 정치 영화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무엇보다 '상류사회'는 대한민국을 발칵 뒤집은 2007년 신정아 게이트를 비롯해 최근 화제를 모은 이재명 사건, 무죄 판결을 받은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성스캔들 등 각종 사회 이슈를 떠오르게 만드는 스토리와 파격적인 노출, 베드신이 더해져 8월 마지막 스크린 최고의 문제작으로 떠올랐다.

사회 문제로 인한 기시감과 자극적인 장면들로 언론·배급 시사회 이후 호불호가 강하게 돌고 있지만 일반 관객을 대상으로한 모니터 시사회에서 청소년관람불가(이하 청불) 등급으로는 이례적으로 고득점(5점 만점의 3.80점)을 획득해 화제를 모았다. 대게 청불 등급의 영화들은 대중성이 높은 작품이어도 높은 수위로 인해 3.5점을 넘기기 쉽지 않지만 '상류사회'가 3.80점이라는 고득점을 획득하면서 흥행에 고무적이라는 평가를 받은 것. 극 중 경제학 교수이자 촉망받는 정치 신인 장태준 역의 박해일과 능력과 야망으로 가득 찬 미술관 부관장이자 장태준의 아내인 오수연 역의 수애에 대한 연기력은 물론 '오감도' '주홍글씨'(04) '인터뷰'(00) 등을 통해 감각적인 미장센을 선보여온 변혁 감독의 농밀한 연출력 등이 '상류사회'의 호평을 이끌고 있다.

변혁 감독은 먼저 수애의 캐스팅 과정에 대해 "'상류사회' 캐스팅을 하면서 제일 먼저 제의를 한 건 수애였다. 수애는 단아하고 여성스러운 이미지가 있지 않나. 그런데 막상 만나보니 시크하고 매니쉬한 매력이 있더라. 단번에 '상류사회'의 오수연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수애 역시 흔쾌히 의기투합하기로 했다. 솔직히 귀엽고 사랑스러운, 러블리한 이미지는 아니지 않나. 이번 작품을 통해 수애의 매력을 200% 끌어올리고 싶었다"고 밝혔다.

또한 박해일에 대해서는 "박해일은 겉으로 유해보이지만 그 내면에는 어떤 의중을 갖고 있는지 알 수 없는 묘한 매력이 있다. 착해보이면서 악한 캐릭터를 소화할 수 있는 유일무의한 캐릭터 아닌가. 오수연의 수애만큼 장태준 역으로 적역이어서 출연을 제안했다"며 "그런데 박해일은 수애와 달리 출연 제의를 받고 많이 망설였다. '상류사회'가 자신이 잘 소화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주저하더라. 그래서 박해일과는 더 오래, 깊은 이야기를 많이 나눴고 고심 끝에 출연을 결정해줬다. 옆에서 지켜본 박해일은 맑은 소년같으면서 순간 섬짓한 이중적인 매력이 있는데 같은 남자가 봐도 역시 매력적이었다"고 웃었다.

특히 변혁 감독은 "박해일은 사전에 준비를 철저하게 해서 촬영을 시작하고 수애는 촬영을 하면서 캐릭터를 만들어 가는 스타일이다. 그래서인지 박해일은 촬영 전 끊임없이 내게 캐릭터에 대해 의문을 던졌다. 기본 3~4시간 이야기를 나눴다. 정말 귀찮을 정도로 나를 괴롭힌 무서운 배우다. 마치 시어머니가 며느리를 괴롭히는 기분이 들었다. 이렇게 무섭게 작품을 씹어 삼키는데 또 유들유들한, 허당같은 연기를 천연덕스럽게 해 정말 신기하다"며 "박해일과 반대로 수애는 평소에는 순둥순둥하고 허당기질도 많은데 카메라가 돌아가면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돌변한다. 마치 단거리 선수처럼 전속력으로 달린다. 촬영전 어렵다고 토로하기 무섭게 촬영만 들어가면 온전히 캐릭터가 돼 영화를 완벽하게 장악한다. 독특한 두 사람의 조합으로 우리 영화도 한 층 재미있어 진 것 같다. 둘 다 너무 베테랑이라 감독인 내가 너무 편하게 촬영했던 작품이었다"고 엄지를 추켜세웠다.

한편, '상류사회'는 각자의 욕망으로 얼룩진 부부가 아름답고도 추악한 상류사회로 들어가기 위해 모든 것을 내던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박해일, 수애, 윤제문, 라미란, 이진욱, 김규선, 한주영, 김강우 등이 가세했고 '오감도' '주홍글씨' '인터뷰'를 연출한 변혁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오는 29일 개봉한다.

soulhn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