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문규 감독이 이끄는 여자농구 남북 단일팀 코리아가 가볍게 4강 티켓을 따냈다. 4강 관문에서 만난 상대는 예선전에서 단일팀에 유일한 패배를 안긴 대만이다. '복수혈전'이 펼쳐지게 된 셈이다.
단일팀 코리아는 26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GBK농구장에서 열린 태국과의 8강전에서 -대-로 손쉽게 이겼다. 태국은 8강에 오르긴 했으나 단일팀을 위협할 정도의 실력을 지닌 팀은 아니었다. 이 감독은 이날 새벽 선수촌에 도착한 '빅타워' 박지수를 아예 출전시키지 않았다. 그래도 단일팀은 이미 전반을 60-19로 크게 앞서며 승기를 잡았다.
선수들의 손발이 하루가 다르게 찰떡같이 맞아가면서 전력은 더욱 안정적으로 상승하고 있는 모습이다. 고민거리였던 3점슛 성공률도 크게 올랐다. 강이슬(8개 시도 4개 성공)과 박하나(7개 시도 4개 성공) 등 외곽 슈터들은 이 감독이 끊임없이 강조하는 "너희가 최고야"라는 말에 자신감을 얻은 듯 순도 높은 3점슛 능력을 과시했다. 대표팀 주장 임영희도 전반 20분만 뛰며 3점슛 2개 포함, 18득점 6스틸, 4어시스트로 맹활약했다.
1쿼터부터 단일팀의 공격과 타이트한 전진 수비에 태국이 힘을 쓰지 못했다. 로숙영과 임영희 박하나 등이 내외곽에서 연거푸 슛을 성공하며 1쿼터 5분 만에 18-3으로 격차를 벌렸다. 결국 단일팀은 1쿼터를 28-11로 마쳤다. 2쿼터에는 수비력이 더욱 강화됐다. 태국은 8득점에 그쳤다. 반면 단일팀은 무려 32점을 쏟아 부으며 상대의 전의를 완전히 무너트렸다.
이미 전반에만 41점차로 앞서나간 단일팀은 후반에는 여러 선수들을 기용하며 경기 관리에 들어갔다. 그간 출전 시간이 적었던 김소담 최은실 김혜연 등이 코트를 적극적으로 휘저었다. 그래도 태국에는 넘을 수 없는 벽이었다.
4강에 오른 단일팀은 앞서 4강행을 확정한 대만과 다시 대결을 펼친다. 리벤지 매치는 30일 낮 12시에 열린다. 이 경기에서는 박지수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자카르타(인도네시아)=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