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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방구석 1열' 문소리는 오늘도 달린다 (ft. ♥꾼 장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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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윤선 기자] '방구석 1열' 배우 문소리가 영화 '박하사탕'과 '여배우는 오늘도'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공개했다.

24일 오후 방송된 JTBC '방구석 1열'의 '띵작 매치'는 문소리 특집으로 꾸며져 배우 첫 데뷔작 '박하사탕'과 감독 첫 데뷔작 '여배우는 오늘도'가 소개됐다.

이날 문소리-장준환 감독은 예능 최초로 동반 출연했다. 문소리는 '방구석 1열' 최초의 배우 특집이라는 말에 "영광이다. 나의 작품을 봐준다니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문소리는 먼저 '박하사탕'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공개했다. 그는 영화 속 설경구의 모습에 "설경구의 에너지가 어마어마했다. 짐승 같았다. 저 때 설경구 나이가 30대 초반인데 그걸 생각하면 저 연기를 한 게 정말 믿을 수가 없다. 아무도 대입이 안 된다"며 새삼 감탄했다. 또 태어나서 처음 촬영했다는 병원에 누워있는 장면에 대해 "환자 연기 때문에 3일 굶고 갔더니 너무 어지러워서 실제로 의사 선생님이 링거를 꽂아줬다"고 밝혀 웃음을 안겼다.

지난 4월 '박하사탕'이 재개봉했을 당시 영화를 또 봤다는 윤종신은 "이 작품은 나이에 따라 감상이 달라진다"고 말했다. 이에 문소리는 "너무 다르다. 설경구가 '나 다시 돌아갈래!'라고 했을 때 그때는 저건 좀 오버하는 게 아닌가 불편했는데 나이 들어서 보니까 너무 마음에 와닿는다"고 격하게 공감했다.

아내의 신인 시절 모습을 본 장준환 감독은 "당시 영화를 개봉했을 때 어떻게 저렇게 청순하면서 리얼하고 아름다운 배우가 갑자기 튀어나왔나 했다"며 애처가를 넘은 경처가의 면모를 보였다. 그러나 문소리는 "오늘 연기 NG다. 연기 이렇게 할 거냐. 자연스럽게 하기로 하지 않았냐"고 말했고, 장준환 감독은 "미안하다"고 사과해 폭소케 했다.

2000:1의 경쟁률을 뚫고 데뷔한 문소리는 당시 오디션에 대해 "사람이 너무 많아서 30분마다 20명씩 입장해서 차례대로 대사만 하고 나왔다"며 "두 달에 걸쳐서 5차 오디션까지 봤다. 내가 주연을 할 거라고는 전혀 생각 못 했다"고 털어놨다.

장준환 감독은 '박하사탕'에서 가장 좋았던 문소리의 연기를 꼽아달라는 말에 군인들 앞에서 부끄러운 듯 걸어가는 모습을 선택하며 "진짜 그 모습 자체가 아름답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이에 문소리는 "'박하사탕' 얼굴은 완전히 다르다. 배우 이전의 문소리 얼굴이다. 그래서 '박하사탕' 볼 때마다 견디기 어려운 게 나한테 사라진, 다시는 가질 수 없는 사람 문소리의 얼굴이라서 그런 것 같다"고 털어놨다. 또 문소리는 '박하사탕' 속 최고의 장면에 대해 설경구와 꿈에 대해 얘기하는 장면을 꼽으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이날 문소리는 이창동 감독을 향한 깊은 존경심과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이창동 감독님만큼 이 시대의 아픔, 이 사회의 절망을 정말 온몸으로 느끼고 가슴으로 표현하는 작가는 없는 것 같다. 그것이 '오아시스', '밀양' ,'시'를 관통해서 인물을 통해서 우리 모두가 공통으로 겪는 아픔을 절절히 아파한다"고 말했다. 이어 "영화도 몰랐고 세상도 몰랐고 아무것도 모를 때 만난 사람이 이창동이었고, 그 사람이랑 영화를 시작했다는 게 나한테 얼마나 큰 복인가 싶다. 지금도 너무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거 같다"고 밝혔다.

문소리의 첫 연출작 '여배우는 오늘도'에 대한 이야기도 이어졌다. 당시 장준환 감독은 아내 문소리의 첫 연출작을 '처음 치고는 괜찮은 것 같다'고 평한 것에 대해 "내가 나서서 정말 작품이 좋지 않냐고 하기에는 좀 그랬다"며 부끄러운 듯 웃었다. 이에 문소리는 "영화 찍을 때 내가 공부 삼아서 연출하는 거니까 내 마음대로 해보겠다고 했다. 한 번도 의견을 물어보지 않았다. 최종 편집본 나오면 봐달라고 했다. 마지막 완성본을 보여주니까 처음치고는 괜찮다고 했는데 내겐 굉장히 큰 칭찬으로 들렸다"며 만족스러워했다.

또 문소리는 '여배우는 오늘도' 캐스팅 비화에 대해 "장준환 감독 캐스팅이 가장 힘들었다"고 밝혔다. 그는 "촬영 전날 밤까지 못 한다고 하더라. 이유가 가지가지였다. 계속 안 된다고 거절했다"며 "영화에서 부부의 리얼리티를 살리고 싶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장준환이 아니면 안 될 거 같았다. 그래서 합의를 본 게 얼굴이 안 보이고 어깨만 걸고 찍는 거였다. 근데 다음날 촬영장에 나타난 장준환 감독이 메이크업을 받고 있었다"고 밝혀 웃음을 자아냈다.

문소리는 배우가 아닌 감독으로 찍을 때의 차이점을 묻자 "책임감이다. 주연배우로서 책임감이 있다고 생각했는데 감독이 갖고 있는 책임감은 질적으로 달랐다"고 설명했다. 또 "많은 여성분들이 영화에 대해 자기 얘기 같다고 공감해주셔서 놀라웠다"며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경험이었음을 밝혔다.

supremez@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