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곱창 먹으러 가고 싶어요."
기어이 2연패의 꿈을 이룬 '세계 최강' 대한민국 여자 사브르 미녀 검객 4총사에게 가장 하고 싶은 일을 물었다. '맏언니' 김지연(30·익산시청)이 "곱창!"이라고 외치자 윤지수 (25·서울시청) 최수연(28·안산시청) 황선아(29·익산시청)가 "진짜 많이 먹었어요" "셋이서 12만원어치 먹었어요" "한 명이라도 안먹는다고 하면 3명이 삐쳐요, 단합이 안된다면서" "곱창 먹으면서 이야기 많이 했어요"라며 앞다퉈 수다 인터뷰를 이어갔다.
세계 최강 대한민국 여자 사브르 대표팀이 22일 오후 8시(한국시각)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컨벤션센터(JCC)에서 펼쳐진 여자 펜싱 사브르 결승전에서 난적 중국을 45대 36으로 꺾고 빛나는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1라운드에서 첫주자 김지연이 중국의 샤오 야치를 5-4 한 포인트차로 꺾고 앞서나갔다. 2라운드 최수연이 양헝규를 5-2로 압도하며 10-6으로 앞서나갔다. 이어진 3라운드 윤지수가 치안 지아루이를 5-2로 꺾고 15-8로 앞섰다. 4라운드 샤오 야치가 최수연에게 6-5로 앞서며 20-14, 5라운드에서 김지연이 개인전 준결승에서 패한 치안 지아루이와 박빙의 싸움을 이어갔다. 25-20, 5점차 우위를 이어갔다. 6라운드 윤지수가 양헝구에게 1-6까지 밀리며 26-26, 동점을 허용했다. 위기였다. 윤지수가 심기일전했다. 5-8로 경기를 마치며 30-28, 2점차 우위를 지켰다. 7라운드 최수연이 피스트에 섰다. 치안 지아루이를 상대로 5-1로 앞서가며 35-29, 다시 5점차로 점수를 벌렸다. 윤지수가 샤오 야치를 5-1로 꺾고 40-30, 무려 10점차로 달아났다. 간절했던 금메달이 보이기 시작했다. 9라운드 마지막 칼자루를 베테랑 맏언니 김지연이 잡았다. 45대36, 값진 금메달을 완성했다.
이날 결승전은 한국과 중국의 자존심을 건 일전이었다. 중국은 2014년 인천에서 한국에 단체전 금메달을 내주기 전까지 2002년 부산, 2006년 도하, 2010년 광저우에서 이 종목 3연패를 이뤘다. 직전 아시아선수권에서 한국은 중국에 패했다. 2016년 이후 중국에 내리 우승컵을 내줬다. 자카르타에서 중국을 꺾고 이 종목 2연패 꿈을 이룬 미녀 4총사는 "이를 갈고 나왔어요"라며 환하게 웃었다.
폭염의 여름 내내 이들은 진천선수촌에서 동고동락했다. 가장 하고 싶은 일을 묻자 김지연은 "집 소파에 편하게 드러누워 TV보며 쉬고 싶다"고 했다. 윤지수는 "부산 집에 간지 너무 오래됐다. 집에 가고 싶다"고 했다. 황선아는 "쉬고 싶다" 최수연은 "자고 싶다"며 웃었다. 4총사 여행을 이야기하자 "여행 갈 필요가 없다. 작년 11월부터 늘 넷이 진천에서 붙어 있었다. 이제 그만 보고 싶다"며 깔깔 웃었다. "서로 믿고 소통도 잘돼서 금메달을 딸 수 있었다"며 웃었다.
이틀 전 개인전 4강에서 중국의 치안 지아루이에게 13대 15로 패하며 금메달을 놓친 김지연은 진한 아쉬움속에 단체전 금메달을 다짐했다. "개인전은 잘하지 못했지만 동료선수들이 있기 때문에 다시 컨디션을 올려서 단체전에서 꼭 후배들과 함께 꼭 금메달을 따겠다"고 약속했다.
'펜싱여제'의 약속은 지켜졌다. 사브르 미녀 4총사, 함께일 때 이들은 두려운 것이 없었다. 자카르타=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