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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보다는 행동' 기자회견 보다 K리그 먼저 찾는 벤투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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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반부터 광폭행보다.

위기의 한국축구를 구할 파울루 벤투 신임 A대표팀 감독. 입국 하자마자 분주하다. 쉴 새 없이 움직인다. 벤투 감독은 20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세르지우 코스타 수석코치, 필리페 쿠엘료 코치, 비토르 실베스트레 골키퍼 코치, 페드로 페레이라 피지컬 코치 등 4명과 함께 입국한 벤투 감독은 "한국에 와서 영광이다. 감독으로 한단계 발전한다는 의미라고 생각한다"며 "4년 뒤 월드컵은 물론 가까운 아시안컵에서 성공할 각오도, 자신도 있다"고 소감을 전했다.

당초 벤투 감독은 22일 취임식을 겸한 공식 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었다. 하지만 일정을 하루 미뤘다. 23일 오전 10시30분 경기도 고양 MVL호텔에서 기자회견을 한다. 벤투 감독의 요청 때문이었다.

일반적으로 감독이 새롭게 오면 공식 기자회견을 통해 자신의 철학과 계획에 대해 먼저 설명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벤투 감독은 먼저 현장에 가길 원했다. 21일 대한축구협회를 방문해 정몽규 회장을 비롯해 고위층과 인사를 나눴다. 다음날에는 자신의 사무실이 자리할 파주NFC(국가대표 트레이닝센터)에도 갈 예정이다. 벤투 감독은 김판곤 대한축구협회 감독선임위원장과 유럽에서 미팅을 할 당시 "파주NFC에 우리의 사무실을 내어줄 수 있느냐"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매일 일을 하고, 연령별 대표팀도 지켜보기 위해서였다. 협회는 조만간 파주NFC와 상의 후 사무실을 꾸릴 예정이다.

광폭 행보의 방점은 K리그다. 벤투 감독은 2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릴 서울과 포항의 K리그1 25라운드를 직접 관전할 예정이다. 코치 4명도 함께 한다. 한국축구의 젖줄인 K리그의 수준과 분위기 등을 파악할 계획이다.

벤투 감독은 자신의 데뷔전이 될 9월 코스타리카, 칠레와의 평가전에 나설 선수들을 직접 선발하길 원하고 있다. 벤투 감독은 2018년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과 본선 경기에 대한 분석을 이미 마쳤다. 해외에서 뛰는 한국 선수들에 대한 파악은 어느 정도 끝이 났다고 봐야 한다. 하지만 더 강한 경쟁력을 위해서는 K리그에서 더 많은 원석을 캐야 한다. 일찌감치 K리그행을 결심한 것도 그런 연유로 보인다.

물론 27일 예정된 명단 발표까지 시간이 부족한 만큼 흙 속의 진주를 찾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해외파에 대해서는 벤투 감독의 의중을 담고, K리거는 김 위원장과 기술위원회의 의견을 참고할 것으로 보인다.

입국 인터뷰를 보면 벤투 감독은 원칙과 순서를 중시하는 것처럼 보인다. '어떤 축구를 할 것인가'에 대한 질문에 벤투 감독은 "선수 파악이 먼저다. 선수 파악을 마친 뒤, 우리 만의 축구 컬러를 만들어야 한다. 그렇게 만들어진 축구 컬러로 목표를 향해 달려가야 한다"고 답했다. 기자회견에 나서는 것 보다 먼저 현장을 찾는다는 것은 말 보다 행동을 앞세우겠다는 뜻이다. 벤투 감독의 초반 광폭행보에 기대가 모아지는 이유다.

한편, 벤투호의 세번째 상대도 정해졌다. 대표팀은 11월17일 오후 5시50분 호주 브리즈번 선콥 스타디움에서 호주와 원정 평가전을 치른다. 이번 평가전은 호주축구협회 초청으로 진행되며, 내년에는 대한축구협회가 호주 대표팀을 국내로 초청해 리턴매치를 치를 예정이다. 아시안컵에 대비하는 만큼 아시아 정상급 기량을 가진 호주와의 경기는 큰 도움이 될 전망이다. 벤투 감독은 입국하며 "아시안컵 우승에 도전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한국은 지난 2015년 호주아시안컵 결승에서 호주에 1대2로 패한 바 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