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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둥 리포트] '수비 핵' 김민재 없는 16강, 김학범호 진짜 시험대 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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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범호가 진짜 시험대에 선다.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대표팀은 20일 키르기스스탄을 1대0으로 꺾고,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하지만 바레인과의 1차전을 제외하면, 졸전에 가까웠다. 아시아 최강 전력이라고 하기에는 부족함이 많았다. 김학범 감독 뿐 아니라 선수들도 이를 잘 인지하고 있다. 게다가 수비의 핵심인 김민재가 경고 누적으로 16강전에서 뛸 수 없게 됐다. 키르기스스탄전에서 위험한 상황을 막기 위해 태클을 했고, 이는 옐로 카드로 이어졌다. 카드를 감수해야 할 만큼 아찔한 순간이었다.

김민재는 단순히 '센터백 한 명'이 아니다. 그는 A대표팀에서도 주전 센터백으로 활약한다. 아시안게임에서도 압도적인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신체적 우위는 물론이고, 위기의 순간 마다 공을 따낸다. 전방으로 한 번에 찔러주는 패스와 빌드업도 현재 아시안게임 대표팀 내에서 최고다. 그런 에이스 수비수가 이란전에서 뛰지 못한다. 이러면 김 감독이 즐겨 쓰고 있는 '공격적 스리백'을 쓰기에도 무리가 따른다. 공백을 어떻게 메우느냐가 관건이다. 가장 큰 위기인지도 모른다.

김 감독은 20일 말레이시아전 승리 후 "황현수 조유민이 있기 때문에, 잘 준비시키면 큰 문제는 없을 거라 생각한다"고 했다. 다만 황현수는 지난 17일 말레이시아전에서 두 번의 실수를 저질렀다. 실수는 곧바로 실점으로 연결됐다. 토너먼트에선 그 실점 하나가 탈락으로 직결될 수 있다. 황현수는 지난 경기 후 고개를 숙였다. 이번에는 반등을 노린다. 그는 2차전 직후 "사소한 부분에서 안일하게 대처해 자초한 부분이 있다. 작은 부분에서 대처를 못했다.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마음가짐을 다잡아야 할 것 같다. 다음 경기부터는 이런 실수가 없을 것이라 본다"고 밝혔다. 세밀함에서 시작해야 한다.

또 다른 수비수로는 장신 정태욱이 있다. 키르기스스탄 최종전에 처음 선발 출전한 정태욱은 큰 키를 앞세워 연신 헤딩을 따냈다. 세트피스 상황에서 좋은 무기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여러 차례 패스 미스를 범했다. 실점으로 연결될 뻔한 아찔한 장면들도 나왔다. 아직 불안감은 있다. 수비수들이 발을 제대로 맞출 시간도 부족했다.

선제 실점은 매우 위험하다. 말레이시아와의 2차전이 보여줬다. 상대 팀이 먼저 득점한다면, 수비 라인을 깊게 내린다. 거의 11명 전원이 수비하는 상황까지 발생할 수 있다. 이란은 20일 미얀마와의 최종전에서 1위를 지키기 위해 막판 시간 끌기에 돌입했다. 0-2로 뒤진 상황이지만, 16강행을 위해 계속해서 그라운드 위에 쓰러졌다. 먼저 골을 내줄 경우 충분히 이 같은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결과적으로 수비가 탄탄해야 한다. 그래야 공격력도 배가 될 수 있다.

김민재 없이 치러야 할 이란과의 16강전. 금메달 획득의 최대 위기다.반둥(인도네시아)=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