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트너가 박정환 9단이라 저만 잘하면 된다.(웃음)"(최정 9단)
최고의 '바둑 혼성 복식조'를 가리는 '세계 페어바둑 최강위전 2018'이 19일 일본 도쿄 시부야의 세루리안타워 도큐 호텔에서 개막식을 갖고 3일간의 일정을 시작했다.
이번 대회는 한국 2페어, 일본 3페어, 중국 2페어, 대만 2페어 등 총 9페어가 출전해 도전기 형식으로 진행된다. 4개국의 8개 페어가 본선 토너먼트를 치른 뒤 '도전권'을 따낸 본선 1위가 지난해 페어바둑 최강위 결정전에서 세계챔피언에 등극한 중국의 커제-위즈잉 페어와 타이틀 매치를 벌이는 방식이다.
대진 추첨 결과, 한국 선수들이 분산 배치되어 불만은 없다.
박정환 9단-최정 9단 vs 다카오 신지 9단-셰이민 6단(일본), 이치리키 료 8단-후지사와 리나 4단(일본) vs 왕위안쥔 8단-양쯔쉔 2단(대만), 신진서 9단-오유진 6단 vs 이야마 유타 9단-가토 게이코 6단(일본), 린쥔옌 7단-헤이자자 7단(대만) vs 천야오예 9단-루이 나이웨이 9단(중국)이 1차전에서 맞붙는다. 20일 본선 1회전, 본선 준결승을 치르고, 21일 본선 결승, 본선 3위 결정전에 이어 이 대회의 하이라이트인 최강위 결정전을 펼친다.
대진 추첨이 끝난 뒤 일본의 다카오 신지 9단이 "박정환 9단 페어와 맞붙게 돼 꿈만 같다. 기쁜 마음으로 준비하겠다"고 하자 박정환 9단은 "다카오 9단께서 그렇게 말씀하셔서 몸둘 바를 모르겠다. 많은 것을 배우겠다"고 답해 박수를 받았다. 또 일본의 이야마 유타 9단이 "이번 대회에 모든 것을 걸겠다. 우승하도록 노력하겠다"는 비장한 출사표를 던지자, 오유진 6단은 "이야마 9단의 말씀을 들으니 부담된다. 준비를 많이 못했는데 오늘밤에라도 열심히 호흡을 맞추겠다"고 재치있게 응했다. 오유진 6단과 팀을 꾸린 신진서 9단은 "처음 출전이라 긴장되지만 오유진 6단이 강하기 때문에 저만 잘 두면 될 것 같다"고 말해 파트너에게 힘을 실어줬다.
한편 디펜딩 챔피언인 중국의 커제 9단은 평소 농담을 즐겨하는 캐릭터답게 "이번 대회는 한 번만 이겨도 되기 때문에 무척 행운이라고 생각한다"며 "파트너인 위즈잉 7단이 계산이 약하다. 나는 파트너 탓을 하겠다"고 말해 폭소를 자아냈다.
이번 대회의 우승 상금은 1천만 엔(약 1억 200만원), 준우승 상금은 7백만엔이다. 경기 룰은 제한시간 없이 매수 30초 초읽기를 하며, 1분 생각시간 10회를 사용할 수 있는 TV바둑아시아선수권 방식을 적용한다. 도쿄(일본)=김형중 기자 telos21@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