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움을 못드리게 돼 죄송합니다."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야구 대표팀의 이틀째 훈련이 열린 19일 잠실구장. 대표팀이 오후 3시부터 5시까지 훈련을 하고, 잠실구장을 홈으로 쓰는 LG 트윈스가 이어서 훈련을 하는 스케줄이 이어졌다. 때문에 대표팀 선수단과 LG 선수단이 반갑게 인사를 나눌 기회가 생겼다.
대표팀 선동열 감독이 취재진과 얘기를 나누는 가운데, 멀리서 선 감독을 향해 달려오는 LG 선수가 있었다. 차우찬. 차우찬은 이번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선발됐으나, 최근 극심한 부진으로 인해 결국 최종 교체되는 아픔을 맛봐야 했다. 차우찬은 선 감독에게 찾아와 "도움을 못드려 죄송합니다"라고 인사했고 이에 선 감독은 "아시안게임 브레이크 때 몸 잘 만들어 남은 시즌 경기 잘 치르기를 바란다"고 격려의 메시지를 전했다.
선 감독과 차우찬의 인연은 각별하다. 선 감독이 삼성 라이온즈 감독을 할 때 차우찬에게 삼성 유니폼을 입힌 장본인이고, 리그 최고의 좌완투수로 성장할 수 있는 지원을 해줬다. 차우찬도 그동안 삼성과 대표팀에서 선발-불펜을 가라지 않는 전천후 역할을 하며 선 감독을 든든하게 해줬다. 선 감독은 "이번 대회에도 우찬이를 선발과 중간을 오가는 미들맨으로 활용할 계획이었다"고 말했다.
선 감독은 차우찬에 대해 "정말 성실하고, 책임감도 강하다. 법 없이도 살 친구다. 우찬이도 대표팀에서 어떻게든 자기 역할을 하고 싶어 했을 것이다. 하지만 밸런스가 완전히 무너진 상황이라고 하더라. 도움이 못될 것 같다는 말에 결국 교체를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LG 류중일 감독도 더그아웃을 찾아 선 감독과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 류 감독은 직전 아시안게임인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대표팀 감독으로 금메달 획득을 이끌었다. 류 감독은 선 감독에게 "감독님께 금메달의 좋은 기운을 드리려고 왔다"고 했다. 선 감독도 "LG가 브레이크 직전 힘들었는데, 아시안게임 기간 동안 잘 쉬고 팀을 정비하면 치고 올라갈 수 있을 것"이라고 덕담을 건넸다.
잠실=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