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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카르타 人터뷰]우슈 이하성, "중국 넘고, 1호 금메달 또 따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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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주국 넘어서 다시 1호 금메달 따야죠."

4년 전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한국 선수단에게 첫 금메달을 안긴 건 이제 막 약관이 된 청년이었다. 해사한 얼굴의 이 청년은 바닥을 차고 올라 두 팔과 다리로 매섭게 공기를 갈랐다. '입'에서 나는 소리가 아니었다. 주먹을 내지를 때마다, 발을 차올릴 때마다 '쉬익~!'하는 강렬한 파열음이 뒤따랐다.

우슈 남자 투로 장권(長拳) 종목의 이하성(24). 그는 때로는 우아하게 하늘을 나는 학처럼, 때로는 먹이감을 낚아 채는 독사처럼 빠르고 날카롭게 모든 동작을 이어나갔다. 결국 첫 출전한 국제대회에서 예상을 깨고 한국선수단 1호 금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한국 우슈가 종주국인 중국을 물리친 순간이었다.

그 후로 4년이 흘렀다. 이하성의 눈빛은 한층 더 깊어졌다. 그리고 4년 전보다 훨씬 다양하고 현란한 공중 돌기를 할 수 있게 됐으며 더 날카롭고 강렬한 초식을 펼치게 됐다. 금메달 2연패를 위해 지난 4년간 부단히 수련한 결과다. 4년이라는 시간은 그의 무학을 한층 더 깊이 다지게 만든 기간이다.

이하성은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도 역시 한국에 첫 금메달을 안기기 위해 부단히 노력 중이다. 남자 투로 장권이 열리기 하루 전인 18일 오전에도 훈련에 구슬땀을 쏟고 있었다. 이날 자카르타 인터내셔널 엑스포홀에서 진행된 훈련 세션에서 연거푸 720도 회전에 이은 발차기를 시도하는 등 투로 세부 동작을 계속 반복했다. 기술의 완성도를 높이는 동시에 집중력을 끌어올리기 위해서였다.

이하성은 "4년 전 아시안게임 때는 사실 첫 국제대회 출전이라 마음의 여유도 없었고, 조급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4년간 여유롭고 차분하게 준비하면서 기술 난도도 높이고, 동작도 더 세밀하고 정확하게 가다듬었다"며 아시안게임 2연패를 향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어 이하성은 "주위에서 '또 첫 금메달 따야지'하는 말씀들을 하셔서 조금 부담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역시 금메달은 정말 좋은 일이고 해서 나도 기대가 되고, 그에 맞게 열심히 해서 금메달 딸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하성이 가장 경계하는 상대는 역시 우슈 종주국인 중국 선수들이다. 그 중에서 2014 인천아시안게임 당시 도술/곤술 금메달을 따낸 šœ페이위안이 경계대상 1호다. šœ페이위안은 이번 대회 때는 투로 장권 종목에 출전한다. 이하성은 "아무래도 중국이 우슈 종주국이다 보니 경계가 되지 않을 수 없다. 중국 랭킹 1위인 šœ페이위안이 가장 경계된다. 하지만 나도 준비를 잘 했기 때문에, 연습한 대로만 하면 좋은 결과를 만들 수 있을 것 같다. 지금 컨디션도 아주 좋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자카르타(인도네시아)=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