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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찬 심각한 부상이었다면…선동열호 아찔한 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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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동열 감독도 철렁했을 것이다. 이용찬의 부상 상태가 심각하지 않은 것이 야구 대표팀에도 천만다행이다.

두산 베어스 이용찬은 지난 15일 열린 잠실 SK 와이번스전에서 부상을 당했다. 선발 등판해 SK 타선을 상대한 이용찬은 1회초 무사 1루에서 2번타자 김강민과 상대했다. 1B에서 던진 2번째 공을 김강민이 쳤고, 타구가 마운드를 향해 이용찬의 손을 맞고 뒤로 흘렀다. 타구는 2루수 앞 내야안타가 됐다.

하지만 문제는 이용찬이 무의식적으로 공을 던지는 손인 오른손을 뻗어 타구를 막으려고 했다는 사실이다. 보통 투수들은 직선타가 오더라도 안전하게 글러브를 낀 손을 뻗는데, 프로 경력 10년이 넘은 베테랑 이용찬도 순간 당황해서 타구를 막기 위해 맨손을 뻗은 것이다.

괜찮을리 없었다. 이용찬은 한동안 극심한 통증을 호소했고, 결국 공 6개만 던지고 투구를 중단했다. 교체 직후 곧바로 구단 지정 병원으로 가서 X-레이, CT 등 정밀 검진을 받았다.

이용찬이 통증을 호소한 부위는 오른 손바닥쪽 엄지손가락의 아랫 부분이다. 만약 이 부분에 문제가 생기면, 회복을 할 때까지 투구는 불가능해진다. 그러나 교체 직후 구단 트레이너가 상태를 살펴봤을때 다행히 골절은 아닌 것으로 예상됐고, 병원 정밀 검진 결과도 '단순타박상'으로 나왔다.

천만다행이다. 일단 두산 입장에서는 귀한 국내 선발 자원이 당장 부상으로 이탈하는 것을 막게 됐다. 물론 17일부터 아시안게임 휴식기가 시작되기 때문에 3주 가까이 경기가 없지만, 큰 부상이라면 회복과 실전 감각을 찾는데 소요되는 기간이 훨씬 길어진다.

두산보다 더 깜짝놀란 쪽은 바로 대표팀이다.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출전할 대표팀은 당장 오는 18일부터 첫 훈련을 소화한다. 이용찬의 부상이 심각했다면 소집을 코앞에 두고 발등에 벼락이 떨어지는 셈이다. 때문에 한국야구위원회(KBO) 관계자들과 대표팀 코칭스태프 모두 병원 검진 결과를 걱정 속에 기다렸다.

대표팀은 그렇지 않아도 지난 13일 엔트리 교체 명단을 발표하면서 한바탕 홍역을 앓았다. 최근 부상과 부진에 빠진 4명을 제외했고, 투수 중에서는 LG 트윈스 차우찬과 정찬헌이 탈락했다. 특히 차우찬은 대표팀에서 선발 혹은 롱릴리프로 길게 던질 수 있는 자원이다. 이미 국제 대회 경험이 있는 베테랑 선수라는 점도 믿을 수 있다. 그러나 최근 고관절 통증과 부진으로 결국 아시안게임에 출전할 수 없게 됐다. 넥센 히어로즈의 '영건' 선발투수 최원태가 새롭게 합류했지만, 이런 상황에서 이용찬까지 빠지면 투수진 운영이 초반 구상과 틀어지게 된다.

병원 검진을 마치고 다시 경기장으로 돌아온 이용찬은 며칠 휴식을 취하면 원래 상태로 회복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표팀 일정에 맞추는데 지장이 없다. 여러 악재 속에 고민이 많은 대표팀은 안도의 한숨을 쉬게 됐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