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축구가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첫 경기서 산뜻한 출발을 했다. 중동의 복병 바레인을 기록적인 스코어로 대파했다. '인맥 선발 논란'으로 마음의 상처를 받았던 '와일드카드(24세 이상 선수 3명 선발)' 공격수 황의조는 해트트릭을 폭발시켰다. 김학범 감독이 에이스 손흥민에게 휴식을 주고 거둔 승리라 의미가 더 컸다. 한국은 4년 전 인천아시안게임에 이어 대회 2연패에 도전하고 있다.
한국(FIFA랭킹 57위)은 15일 인도네시아 반둥 시 잘락 하루팟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바레인(113위)과의 2018년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조별리그 E조 1차전서 6대0으로 제압하며 첫 승을 올렸다.
공격을 이끈 주인공은 황의조(감바 오사카)였다. 황의조는 활발한 움직임과 간결한 볼터치, 벼락같은 슈팅으로 전반에만 해트트릭을 완성했다. 대표팀 승선 당시 불거졌던 '인맥 논란'을 스스로 잠재운 놀라운 맹활약이었다.
김학범 감독은 3-5-2 포메이션을 꺼내 들었다. 유럽파 손흥민(토트넘)과 황희찬(잘츠부르크) 이승우(헬라스 베로나)는 선발이 아닌 벤치에 대기했다. 스리백 수비엔 황현수(FC서울) 김민재(전북 현대) 조유민(수원FC)이 선발 출전했다. 허리엔 김진야(인천) 장윤호(전북) 황인범(아산) 이승모(광주) 김문환(부산)이 배치됐다. 투톱은 황의조와 함께 나상호가 투톱으로 바레인 골문을 노렸다. 주장 완장은 장윤호가 찼다. 골문은 와일드카드 조현우에게 맡겼다.
한국은 경기 초반부터 경기를 지배했다. 바레인은 예상을 깨고 라인을 올려 공격적으로 맞불을 놓았다. 기본 전력에서 앞서는 우리나라에게 바레인의 공격적인 경기 운영은 유리하게 작용했다. 황의조 나상호 김문환 김진야가 상대 공간을 맘껏 파고들었다.
공격을 주도한 우리나라는 전반 17분 선제골을 기록했다. 바레인 골문 앞 밀집 지역에서 황의조가 김문환의 도움을 받아 오른발 슈팅으로 상대 골문을 흔들었다. 대회 전 '인맥 선발' 논란에 휘말렸던 황의조는 최근 J리그에서의 좋은 경기력을 그대로 이어갔다. 황의조는 이번 시즌 정규리그 9골로 득점 공동 5위를 마크했다.
한국은 선제골 이후 6분 만에 김진야가 두번째 골을 추가했다. 김진야는 바레인 선수 몸맞고 나온 공을 오른발로 정확하게 차 넣었다.
태극전사들은 경기 주도권을 쥔 후에도 파상공세를 이어갔다. 바레인은 만회골을 뽑기 위해 수비라인을 끌어올렸다. 그게 바레인에 '독'이 됐다. 한국은 전반 35분 황의조가 팀 세번째 골을 넣었다. 나상호의 측면 땅볼 크로스를 정교하게 트래핑한 후 오른발로 상대 골문 구석으로 차 넣었다. 우리나라는 전반 40분 나상호가 네번째 골을 기록했다. 황의조는 전반 43분 해트트릭을 완성했다. 그는 바레인 수비수와 골키퍼가 서로 공 처리를 미루자 그 틈새로 득달같이 달려들어 공을 빼앗아 감각적으로 차 넣었다.
우리나라는 후반전 리드를 잘 지켰다. 김학범 감독은 후반 공격수 황희찬 이승우, 수비수 김건웅(울산)을 교체 투입하면서 경기를 안정적으로 이끌었다. 3골로 임무를 완수한 황의조는 후반 13분 이승우와 교체됐다.
바레인은 안간힘을 다했지만 한국 골문을 열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김민재가 이끈 수비라인은 무실점으로 첫 경기를 마쳤다. 조현우도 후반 선방으로 골문을 잘 지켰다. 황희찬은 후반 추가시간 오른발 프리킥으로 여섯번째골을 터트렸다. 한국의 2차전 상대는 말레이시아(17일)다. 말레이시아(1승)는 이날 키르기스스탄(1패)을 3대1로 꺾었다. 반둥(자카르타)=선수민 기자 sunso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