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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카르타AG] 대결 펼친 남북 여자핸드볼, 4개월 뒤엔 하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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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각자의 승리를 위해 서로 싸웠지만, 몇 달 뒤에는 모두의 승리를 위해 함께 싸울 것 같다. 지난 14일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처음으로 '남북 대결'을 펼친 여자 핸드볼이 조만간 단일팀으로 국제 무대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아직 구체적인 진행 단계로까지 접어든 건 아니다. 하지만 이미 남북의 화해모드에 이어 이번 아시안게임에서도 여자농구, 조정 등에서 단일팀이 운용되고 있는 터라 현실 가능성이 충분한 이야기다. 이런 움직임은 지난 14일 남북대결에서 승리를 거둔 한국 여자 핸드볼 대표팀 이계청 감독에 의해 외부로 알려졌다.

이 감독은 이날 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GOR 포키 지부부르 경기장에서 북한 대표팀을 39대22로 이기고 난 뒤 치른 공식 기자회견에서 이런 움직임과 함께 개인적인 견해도 전했다. 그는 "(대회를 준비하며)북측 관계자와 식당에서 만나 친분을 나누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아예 말을 안 하려고 하는 사람도 있었고, 가볍게 웃으며 말을 건네는 사람도 있었다"면서 "그런데 이 자리에서 단일팀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다. 자세히는 몰라도 아마 12월에 일본에서 열리는 아시아선수권대회에 단일팀이 출전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감독이 들은 이야기가 구체적으로 진행된다면 남북 화해모드를 더욱 강화하는 동시에 세계 무대에서 '한민족' 여자 핸드볼의 위상을 높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이런 여러 의미 때문에 단일팀은 남과 북 핸드볼 관계자 뿐만 아니라 국제핸드볼연맹(IHF) 쪽에서도 큰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감독은 "남북 여자 단일팀으로 아시아 선수권에 출전하는 문제에 대해 IHF쪽에서도 요청 같은 게 있었다는 말을 들었다"고 덧붙였다.

세계선수권 출전권이 걸린 여자 핸드볼 아시아선수권 대회는 일본에서 12월8일에 개막한다. 때문에 만약 여자 핸드볼 남북 단일팀 논의도 아시안게임 직후 구체화될 전망이다. 이 감독은 "한민족이 한 팀으로 나가서 세계선수권 티켓을 딴다면 개인적으로나 국가적으로나 큰 의미가 있을 것 같다"며 단일팀에 대한 기대감을 밝혔다. 과연 여자 핸드볼 남북 단일팀이 실제로 출범될 지 주목된다.

자카르타(인도네시아)=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