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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런 몰아치는 박병호, '악재 연속' AG 대표팀의 위안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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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호의 몰아치기가 멈출 줄 모른다. 선동열호에는 최고의 호재다.

넥센 히어로즈 박병호는 어느새 홈런 공동 2위로 올라섰다. 홈런 페이스가 무서울 정도다. 시즌 초반 부상으로 주춤했던 그는 6월에만 홈런 8개, 7월에는 9개를 몰아쳤다. 8월에도 페이스가 멈추지 않는다. 8월에 치른 9경기에서 홈런 6개를 추가했다. 최근 10경기로 좁혀도 홈런 개수가 무려 7개다. 지난 8일 고척 KIA 타이거즈전에서 시즌 30호 홈런을 터뜨리며 KBO리그 역대 2번째 5시즌 연속 30홈런 대기록을 세웠고, 11일 고척 LG 트윈스전에 32호 홈런을 기록하며 두산 베어스 김재환과 함께 홈런 부문 공동 2위로 껑충 뛰었다.

그가 부상으로 시즌 초반 적지 않은 경기수를 빠졌던 것을 감안하면 놀라운 페이스다. 박병호는 11일까지 84경기-360타석을 소화했지만, 같은 홈런 개수를 기록한 김재환은 107경기-471타석을 소화했다. 105경기-456타석을 뛴 홈런 1위 SK 와이번스 제이미 로맥(36홈런)과도 이제 4개 차이다. 최근 페이스라면 박병호가 아시안게임 브레이크 이후 충분히 따라잡을 수도 있다. 로맥이 최근 10경기에 2홈런에 그쳤고, 김재환은 지난달 28일 시즌 32호 홈런을 친 이후 10경기째 홈런이 없다. 지칠 수밖에 없다. 로맥과 김재환은 팀의 주축 선수에다 홈런 기록까지 감안했을 때 팀에서 쉽게 뺄 수 없는 선수다. 승부가 완전히 한쪽으로 기우는 상황이 아니라면, 교체도 빨리 이뤄지지 못한다. 시즌 초반부터 누적된 피로가 상당하다.

여기에 전반기 내내 로맥, 김재환과 1~2위를 다투던 SK 최 정이 허벅지 부상으로 2주 넘게 전력에서 이탈해있다보니, 지금 홈런왕 판도는 박병호 혼자서 뒤흔들고있다고 해도 결코 과언이 아니다. 산술적으로 보면 박병호는 정규 시즌에 43.32개의 홈런을 때려낼 수 있다. 그러나 부상으로 빠졌던 기간이나 컨디션이 좋지 않았던 시기와 지금의 컨디션을 비교한다면 역대 최초 3시즌 연속 50홈런 대기록도 충분히 가능한 타자다.

박병호의 몰아치기로 홈런 레이스만 흥미진진해진 것이 아니다. 개막을 앞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야구 대표팀에는 최고의 희소식이다. 선동열 감독을 비롯한 대표팀 코칭스태프는 지금 최대의 고민에 빠져있다. 최종 엔트리 발표 직후부터 비난 여론으로 속앓이를 했던 대표팀은 현재 컨디션 난조와 부상 선수들이 많아 며칠 내로 교체 선수 명단을 발표할 예정이다.

마운드 문제를 제외하고, 타선만 놓고 봤을 때도 베스트 라인업 가동이 어렵다. 팀내 유일한 전문 3루수이자 핵심 타자로 꼽힌 최 정의 엔트리 탈락이 유력하고, 박건우도 손가락 부상으로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된 상황이다.

그렇다고 대체 선수 수급이 원활한 것도 아니다. 최 정의 대체 선수를 찾기는 쉽지가 않다. 최 정은 대표적인 홈런 타자로, 이번 아시안게임에서도 박병호와 함께 클린업 트리오를 책임져줘야 할 막중한 책무를 맡고 있었다. 하지만 최 정이 빠지면서 무게감은 자연스럽게 한쪽으로 쏠릴 수밖에 없다.

그래도 다행히 박병호의 컨디션이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절정으로 올라선 것은 대표팀에 희소식이다. 엔트리가 대부분 젊은 선수들로 구성되다보니, 박병호는 대표팀 최고령 야수이자 최고참 선배다. 그라운드 안팎에서 할 일이 많은 역할을 맡게 됐다. 대표팀 타선의 중심을 묵직하게 만들어줘야 하는만큼 지금의 감을 자카르타까지 이어가야 한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