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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사다마' 넥센, 4위 탈환에도 김상수 부상에 침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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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사다마'라는 표현 밖에 쓸 것이 없다. 힘겨운 고비를 딛고 상승세를 타던 넥센 히어로즈가 또 다른 난관에 부닥쳤다. 마무리 투수 김상수의 상태에 이상 신호가 발생했다.

넥센은 8일 고척 KIA전에서 6-6이던 연장 10회말 2사 3루에 터진 김재현의 끝내기 안타에 힘입어 5연승을 질주했다. 특히 이날 승리로 넥센은 드디어 LG를 끌어내리고 4위로 올라섰다. 넥센이 4위에 복귀한 건 지난 5월6일 이후 3개월여 만이다. 당시 일요일 경기가 우천 순연된 틈을 타 넥센은 잠시 공동 4위에 올랐었다.

하지만 이날 극적인 끝내기 승리와 4위 탈환에도 불구하고 넥센 장정석 감독은 마음껏 기쁨을 표현할 수 없었다. 경기 후 승리 소감도 매우 간단했다. 선수들의 강한 집념이 승리의 원동력이었다고 말문을 연 뒤 "최선을 다 해준 선수 모두를 칭찬하고 싶다"며 소감을 일찍 마무리했다. 단 두 문장이었다. 장 감독이 원래 승리 소감을 길게 말하는 스타일은 아니지만, 이날은 특히나 짧았다.

이유가 있다. 바로 팀의 마무리 투수인 김상수가 경기 도중 부상을 입었기 때문이었다. 넥센은 2-6으로 뒤지던 8회말 4점을 뽑아 극적인 6-6 동점을 만들었다. 상승 분위기에서 뒤를 지켜줄 투수가 필요했다. 장 감독은 동점 상황이었지만, 9회초 과감히 김상수를 마운드에 올렸다. 팀 내에서 가장 확실한 투수를 내보내 연승 흐름을 이어가겠다는 강력한 의지의 표현이 엿보였다. 마침 김상수는 전날 등판하지 않아 체력적으로 여유도 있었다.

그러나 누구도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다. 첫 상대인 KIA 외인타자 로저 버나디나를 상대하던 김상수는 풀카운트에서 6구째 승부구를 던진 뒤 고통스러워하며 그라운드에 쓰러졌다. 정확히는 투구를 마치는 과정에서 디딤발이었던 오른 다리를 앞쪽으로 이동해 스텝을 밟는 동작을 마친 뒤였다. 김상수는 오른쪽 무릎 뒤쪽 허벅지 부근을 손으로 짚으며 고통을 호소했다. 정확히 햄스트링 부위였다.

부상이 발생한 과정이나 발생 이후의 모습을 보면 간단히 볼 문제가 아닌 것 같다. 우측 허벅지 뒷 근육이 투구 준비 과정에서 이완됐다가 투구 피니시와 함께 수축되는 과정에서 뭔가 문제가 생긴 듯 하다. 그 이후 김상수도 극심한 통증을 호소하며 그라운드에서 한동안 일어서지 못했다. 잠시 후 트레이너의 도움을 받아 일어섰지만, 절뚝거리며 제대로 걷지 못했다. 햄스트링 부상이 발생했다는 증거다.

넥센 측은 이날 밤 김상수를 급히 인근 고대 구로병원으로 보내 정밀 진단을 받도록 했다. 결과를 보고난 뒤 향후 계획을 밝힌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최소한 아시안게임 휴식기까지는 치료에 전념해야할 가능성이 크다. 넥센으로서는 또 다른 마무리 투수를 찾아야 할 수도 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