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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학년생 김규민 김다은, 스포츠조선배 중고골프대회 남녀부 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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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이 하나도 없어요."

여고부 우승자 김다은(오상고1)이 얼떨떨한 표정으로 인터뷰에 응한다. 예선부터 일찌감치 시작된 폭염에는 이제 어지간히 익숙해진 터. 문제는 폭염보다 더 뜨거운 경쟁이었다. 한국 골프의 미래가 찬란한 내일을 향해 샷을 쏘아 올렸다.

군산시와 케이토토가 후원하는 제29회 스포츠조선배 전국 중·고등학생 골프대회. 5일 전북 군산시 군산 컨트리클럽에서 본선 둘째날 파이널 라운드가 열렸다.

엄격한 규율보다는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 골프를 배운 선수들. 바짝 긴장해서 샷을 하는 옛날 선수들의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미스샷에 "아, 망했어", "미쳤나봐. 겨우 요 거리를 뺐다니까"하며 꺄르르 웃고 떠든다. 영락없는 사춘기 중고교 선수들의 발랄한 모습이다.

하지만 승부처에서 만큼은 달랐다. 승리를 향한 의지가 매섭게 빛났다. 그 강한 승부욕이 사상 유례 없는 전 부문 서든데스 연장전을 불렀다. 남녀 고등부, 남녀 중등부 모두 동타 1위가 나와 우승자를 가리지 못하고 연장전에 돌입했다.

고등부에서는 남녀 모두 1학년 학생이 우승을 차지했다. 부안, 남원 코스에서 계속된 여자 고등부에서는 김다은이 정시우(영서고2)와의 연장 승부에서 승리하며 우승의 영광을 안았다. 전날 7언더파 65타로 공동 1위였던 김다은은 이날 6타를 줄여 13언더파로 이날 무려 9언더파를 몰아친 정시우와 동타를 이뤘다. 2타를 뒤지고 있었지만 16번 17번홀에서 연속버디를 잡아내며 승부를 연장으로 몰고 갔다. 16번홀(파5)에서 진행된 연장 첫번째 홀에서 김다은은 그린 주변에서 올린 3번째 어프로치샷을 홀 옆에 붙여 버디를 잡으며 파에 그친 정시우를 제치고 우승을 확정지었다. 김다은은 "날씨가 더워 대회 내내 집중하며 치느라 힘들었다"며 "사흘전 끝난 일송배 주니어 대회에서 우승해 마음이 편했던 것 같다"고 비결을 설명했다. 장타를 펑펑 날리는 1학년생 김다은은 올해만 벌써 3번째 우승을 차지한 유망주. "시원시원하고 긍정적인 모습의 선수가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레이크, 리드 코스에서 열린 남고부 우승자 역시 1학년생 김근우(중산고)였다. 전날 4언더파 67타로 단독 1위에 올랐던 그는 이날 이븐파 71타로 살짝 주춤하며 이날 3타를 줄인 김승민(영신고3)에게 공동 선두를 허용했다. 16번홀(파4)에서 시작된 서든데스 연장 승부에서 김근우는 어프로치 세컨드샷을 김승민보다 더 가까이 붙였다. 김승민의 버디퍼트가 홀을 많이 지나가자 자신감을 얻은 김근우는 중거리 퍼트를 홀에 떨어뜨리며 우승을 확정지었다. 그 역시 올해만 3번째 우승일 만큼 내일이 기대되는 한국골프의 미래다. 김근우는 "일송배 주니어선수권에서 이틀간 선두를 달리다 마지막날 역전을 당했다. 살짝 불안했는데 오히려 우승 못해도 좋으니 내가 못 쳐서 지지만 말자 생각하고 했더니 좋은 결과가 있었다"며 웃었다. 중학생이던 지난해 제28회 스포츠조선배 대회에서 중등부 우승을 차지한 데 이어 2연패로 또 한번 좋은 추억을 남겼다. "위기에서 기복없이 리커버리를 잘 하는 편"이라는 김근우는 "이윤석 프로님, 공덕환 코치님이 대회에 오셔서 큰 힘이 됐다"며 "타이거 우즈 같이 카리스마 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남중부에서는 이 준(광성중3)이 전날 1위였던 김경민(오상중3)과의 연장승부 끝에 우승을 차지했다. 전날 이븐파 71타를 기록했던 그는 이날 5타를 줄이며 66타, 합계 137타로 승부를 연장으로 몰고 갔다. 여중부에서는 이예원(문정중3)이 7언더파 65타를 기록, 최종합계 136타로 박아름(학산여중3) 유서연(석문중2)과 연장승부를 펼친 끝에 우승을 차지했다.

군산(전북)=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