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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중일 감독 뚝심, 박용택과 LG를 살릴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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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택만한 지명타자가 또 어디 있나."

LG 트윈스 류중일 감독의 뚝심이 지친 박용택에게 힘이 될까.

LG에 위기가 찾아왔다. 4일 SK 와이번스전에서 무기력한 2대9 패배를 당하며 4연패 늪에 빠졌다. 2위를 바라보던 팀이 이제 2.5경기 차이 5위 넥센 히어로즈와 그 아래팀들의 추격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팀이 하락세에 처지면 비난의 중심에 서는 사람들이 나오기 마련. 보통 감독이 가장 많은 욕을 듣고, 주축 선수들이 부진할 경우 많은 화살이 날아든다. 최근 LG는 박용택이 그 비난의 중심에 서있다. 통산 최다안타 기록을 세울 때만 해도, 누구도 박용택을 욕하지 않았다. 하지만 안타 기록 달성 이후 3할을 훌쩍 넘던 타율이 2할대로 떨어졌다. 최근 폭염으로 선수들의 체력이 떨어지는 시점, 박용택이 지명타자 자리를 차지하니 다른 선수들이 쉬지 못한다는 이유로 비난이 더해졌다.

2군에 보내야 한다, 선발에서 빼줘야 한다, 타순을 조정해야 한다는 등의 말이 많다. 하지만 선수 기용은 감독 고유의 권한. 류 감독은 박용택에 대해 "최근 말들이 많은데, 박용택만한 지명타자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타순도 아도니스 가르시아가 있다면 모를까, 빠진 상황에서 누가 3번을 치나. 대안이 없다. 타격감이 떨어졌다고 타순을 바꾸고 하는 방식을 선호하지 않는다. 타순을 내릴 생각은 없다. 결국 선수가 나가서 해줘야 한다"고 했다.

류 감독은 이어 "다른 선수들이 쉬려면 박용택이 좌익수 수비를 나가야 하는데, 지금 그럴 상황이 아니다. 아시안게임 브레이크까지 선수들이 버텨주는 게 최선"이라고 설명했다.

류 감독은 삼성 라이온즈 감독 시절부터 주전-타순 고정 야구를 추구했다. LG에 와서도 똑같은 모습을 보였다. 전반기 상승세 때는 이형종, 채은성, 이천웅, 양석환 등 젊은 선수들이 안정적인 기회를 얻어 잘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됐다는 호평을 받았다.

경기에서 계속 지고, 순위가 떨어지며 팀 분위기가 안좋아지니 원흉 찾기의 대상으로 성적이 극심하게 떨어지고 있는 박용택이 찍혔다. 하지만 류 감독은 박용택에 대한 굳건한 믿음을 드러냈다. 이런 류 감독의 선택에 대한 비난은 시즌 끝나고 해도 늦지 않다. 결국 경기에서 이기고, 순위가 다시 오를 조짐이 보이면 들어갈 수 있는 얘기들이다. LG는 지난해까지 플래툰 시스템, 잦은 타순 조정 등으로 질타를 받았던 팀이다.

박용택은 류 감독의 응원을 들었는지, SK전 홈런 포함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걸로는 안된다. 팀도 이겨야 한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