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룩스 레일리와 펠릭스 듀브론트, 롯데 자이언츠 마운드의 기둥이다.
시즌 초 부진을 털고 스스로 돌파구를 찾았다. 올 시즌 마운드 부진으로 승수쌓기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롯데가 현 시점에서 가장 자신있게 내놓을 수 있는 투수들이다. 국내 투수들의 부진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이들마저 무너진다면 대안이 없다. 때문에 개개인의 컨디션 뿐만 아니라 로테이션 주기까지 세심하게 관리해줄 수밖에 없다.
조원우 롯데 감독은 이달 들어 이들을 '당겨쓰는' 승부수를 던졌다. 당초 선발 로테이션을 앞당겨 등판 일정을 잡은 것. 두 선수 모두 후반기 상승세라는 점이 작용했다. 조 감독은 "(17일부터 시작되는) 휴식기에 앞서 치르는 일정과 선발 로테이션을 감안하면, 이번 조정으로 레일리 듀브론트를 각각 (휴식기 전까지) 2경기씩 활용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의도대로 결과를 가져온다면 '묘수'지만, 반대의 결과에 대한 우려도 존재했다.
레일리는 지난 2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 출격, 5⅓이닝 6실점을 기록하고도 승리 투수가 됐다. 타선의 도움이 컸지만, 1회 5실점으로 무너지고도 2회부터 5회까지 무실점으로 버틴 레일리의 공도 무시할 수 없었다. 6회 1사까지 투구를 하며 불펜 소모 최소화에도 기여했다. 듀브론트는 이틀 뒤인 4일 사직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5⅔이닝 4실점 했다. 매 회 주자를 내보내며 불안감을 내비쳤다. 그러나 위기 때마다 노련한 투구와 수비 도움으로 실점을 최소화했고, 레일리와 마찬가지로 6회까지 마운드에 서면서 불펜의 힘을 덜어줬다. 롯데는 KIA, 삼성전을 모두 잡고 연승을 챙겼다.
두 선수의 투구 내용은 완벽했다고 보기 어려웠다. 그러나 연승 중이던 KIA나 올 시즌 롯데에 강했던 삼성을 상대로 연승을 얻었다. 또한 두 경기 모두 최소 활용한 불펜은 그간 떨어진 체력을 보충함과 동시에 심적 부담을 털었다는 점에서 소득을 얻었다고 볼 수 있다. 결과적으로 보면 조 감독의 노림수는 성공했다.
조 감독의 전망대로 레일리와 듀브론트는 아시안게임 휴식기 전 한 차례씩 더 등판 기회를 갖는다. 조기 출격으로 연승을 선사한 외인 원투펀치를 향한 롯데의 기대감은 더욱 커졌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