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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위 9바늘 꿰맨 FC서울 고요한, 월드컵 전후로 클래스가 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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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서울 전천후 플레이어 고요한(30)은 2018년 러시아월드컵 본선 출전 이후 가장 많이 달라진 선수 중 한 명이다. 그는 월드컵을 전후로 완전히 다른 선수가 됐다. 요즘 K리그에서 고요한은 클래스가 남다른 선수가 돼 버렸다. 빼어난 경기력은 물론이고 주장 완장까지 차고 있다.

'원' 클럽맨 고요한은 월드컵 전까지 K리그에서 최상급은 아니었다. FC서울의 주축이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간판 스타도 아니었다. 고요한은 전임 황선홍 감독이 늘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는 선수였다. 고요한은 고정된 포지션이 없었다. 전천후 미드필더로 측면, 중앙, 공격형 수비형 어느 자리와 역할을 마다하지 않았다. 급할 때는 풀백까지 봤다. 이러다보니 어느 한 자리에서 최고의 두각을 나타내기 어려웠다.

신태용 월드컵대표팀 감독은 고요한의 다부지며 끈질긴 성격 그리고 멀티 플레이가 가능하다는 걸 높게 평가했다. 최종 엔트리(23명)에 포함된 고요한은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3경기 중 마지막 독일전에 교체 출전해 한국이 2대0으로 승리하는 감격을 함께 했다. 고요한은 출전 시간이 채 20분이 안 됐지만 천금같은 경험을 했다.

세계 최고의 무대를 밟고 온 고요한은 2018년 KEB하나은행 K리그1(1부) 후반기 시작과 함께 서울의 '캡틴'이 됐다. 이을용 감독대행은 선수들의 의견을 들어 고요한을 새로운 주장으로 결정했다. 주장이라는 막중한 책임과 역할을 맡은 고요한은 완전히 다른 선수로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정신적으로 강해진 것 뿐아니라 경기력 자체가 달라졌다. 서울의 공격은 고요한을 중심으로 시작되고 또 풀린다.

그는 월드컵 이후 정규리그 7경기에 전부 선발 출전, 2골을 기록했다. 고요한은 4일 제주 유나이티드와의 홈 경기서 서울의 3대0 승리를 견인했다. 고요한은 공격포인트는 없었지만 최고의 활약을 인정받아 MOM(맨 오브 더 매치)에 뽑혔다. 저돌적인 돌파, 감각적인 패스와 볼 빼앗기로 서울이 따낸 3골에 모두 기여했다.

전문가들은 "고요한의 최근 경기력은 발군이다. 볼 트래핑, 공격을 풀어내는 넓은 시야, 드리블에 이은 슈팅 등 경기력이 몰라보게 발전했다"면서 "한 수 아래 선수들을 상대하는 듯한 발재간과 피지컬을 보여주고 있어 놀랍다"고 말한다. 최근의 고요한은 좀처럼 볼을 빼앗기지 않는다. 압박해오는 상대 선수 보다 빠르게 공을 돌려놓거나 다른 방향으로 톡 쳐놓는 동작이 일품이다. 이러다보니 고요한에겐 상대 선수 한명의 압박은 통하지 않는다.

고요한은 제주전 후반 42분 김원일의 팔에 눈윗부분을 맞아 찢어졌다. 붕대를 칭칭 감고 경기를 마쳤다. 강한 정신력으로 부상 투혼까지 보였다. 그리고 병원으로 가 찢어진 부위를 아홉 바늘이나 꿰맸다. FC서울 관계자는 "지금 눈이 많이 부어올랐다. 다음 경기 출전 여부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 이을용 감독대행은 "고요한은 우리 팀에 없어서는 안 될 선수가 돼버렸다"고 평가한다.

서울은 오는 8일 홈에서 제주와 FA컵 16강 리터매치를 갖는다. 그리고 주말인 12일 상주 상무 원정을 간다. 고요한이 전력에서 빠질 경우 서울의 타격은 이만저만이 아닐 것 같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