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edium App

Experience a richer experience on our mobile app!

[게임 만평] 국내 최고 매출 3위 왕이되는자, 도 넘은 선정성 '고삐 풀린 망아지'

by

최근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은 중국 게임이 강세다. 장르를 불문하고 여러 가지 게임이 인기를 얻고 있다. 그중 독특한 콘셉트로 눈에 띄는 게임이 하나 있다. 국내 구글 플레이 최고 매출 8위, 애플 앱스토어 최고 매출 3위를 기록한 '왕이되는자'다.

'왕이되는자'는 중국 개발사 포유망락과기유한공사(泡游網絡科技有限公司)가 개발하고 홍콩 창혹호동자신기술유한공사(創酷互動資訊技術有限公司, 추앙쿨 엔터테인먼트, Chuang Cool Entertainment)가 유통한 SRPG다.

청나라 시대를 배경으로 가난한 주인공(유저)이 벼슬길에 올라 출세하는 내용을 그려냈다. 가장 낮은 관리 신분에서 가장 높은 '극품(?品)'을 거쳐 최종적으로 왕이 되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부하를 육성하거나 탐관오리를 처단하고 결혼한 후 아이를 양육하는 등 유저 선택에 따라 다양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극품지마관(?品芝麻官)'이라는 이름으로 지난해 1월 중국에 출시된 '왕이되는자'는 곧바로 중국 문화부로부터 과태료 부과 행정 처분과 시정 명령을 받았다. 게임 내용 중 유저가 고문당하거나 희생자를 고문하는 등 사회적 도덕을 위반한 콘텐츠를 담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후 '왕이되는자'는 '규아관로야(叫我官老爺)'라는 이름으로 작년 7월 홍콩, 대만, 싱가포르, 말레이시아를 비롯해 미국, 영국, 독일, 스페인 호주, 캐나다, 이탈리아 등 글로벌 시장에서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다.

'규아관로야'는 홍콩 구글 최고 매출 1위, 애플 최고 매출 2위, 대만 구글 최고 매출 7위, 애플 최고 매출 3위, 싱가포르 애플 최고 매출 1위, 말레이시아 애플 최고 매출 2위를 기록하는 등 중화권에서는 좋은 성적을 냈지만, 북미/유럽 시장에서는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

올해 4월 국내 출시된 '왕이되는자'는 초반부터 허위, 과장 광고로 도마 위에 올랐다. 게임 아이콘과 소개 이미지를 보면 조선 시대 배경인 게임으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청나라 배경이다. 이뿐만 아니라 여성을 벗긴 후 알몸인 채로 피가 나게 만드는 묘사를 하거나 '바보 아이를 낳은 죄'로 여성을 감옥에 가두고 매질하는 광고가 있는가 하면, 여성이 '아버지를 위해 몸을 판다'는 팻말을 들고 있는 등 여성을 성(性) 상품화하는 음란 광고를 내보냈다.

이에 따라 게임물관리위원회(이하 게임위)는 지난 4월 '왕이되는자' 광고에 대해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이하 게임법)' 제34조 제1항 제1호를 위반, 등급을 받은 게임물 내용과 다른 내용 광고를 하거나 그 선전물을 배포 · 게시하는 위법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게임위는 '게임법' 제38조 제7항에 따라 주요 커뮤니티와 포털 등 정보통신서비스제공자에게 광고 차단을 권고했고, 해당 광고들은 이내 삭제됐다.

그런데도 '왕이되는자'는 복권을 긁으면 '대교', '황진이' 같은 역사 속 인물이 수줍은 모습으로 등장하는 광고와 여성을 비하하는 영어 단어 'bitch'가 나오는 광고를 여전히 내보내고 있다. 심지어는 게임 내에서 인두, 주릿대 같은 고문 기구를 구매한 후 "때리지 마세요! 잘못했어요!"라고 말하는 여성 캐릭터에게 사용하는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처럼 '왕이되는자'는 자극적인 광고와 콘텐츠로 인기를 얻고 있다. 처음에는 12세이용가로 출시됐지만, 광고와 콘텐츠가 논란이 된 후 구글에서는 17세이용가로 등급이 상향됐고, 애플에서는 12세이용가에 맞게 콘텐츠가 수정됐다.

한 업계 관계자는 "한국 게임은 중국이 '사드(THAAD,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로 빚어진 갈등 후 여전히 게임 서비스 허가권인 '판호'를 발급해주지 않아 중국에 진출하지 못하고 있다"며 "그러나 중국 게임은 국내 게임 시장에서 허위, 과장, 음란 광고와 콘텐츠를 내세우며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활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림 텐더 / 글 박해수 겜툰기자(gamtoon@gamtoo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