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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②] 박서준 "박민영과 열애설, 당연히 호감은 생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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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tvN 수목극 '김비서가 왜 그럴까(이하 김비서)'를 마친 배우 박서준을 만났다. .

'김비서'는 재력, 얼굴, 수완까지 모든 것을 다 갖췄지만 자기애로 똘똘 뭉친 나르시시스트 부회장과 그를 완벽하게 보좌해온 비서의 퇴사밀당 로맨스를 담은 작품이다. 박서준은 이영준 부회장 역을 맡아 열연했다. 이영준은 과한 자기애와 자신감으로 납치 트라우마를 숨긴 채 천상천하 유아독존으로 살아갔던 인물. 그러다 함께 납치 당했던 김미소(박민영)를 발견하고 인생 전환점을 맞는다. 박서준은 감당하기 어려운 과거를 홀로 품고 살아야 했던 이영준의 아픈 상처부터 박민영과의 세상 달달한 로맨스까지 완벽하게 구현해내며 '로코 불도저'의 명성을 재확인했다. 그의 하드캐리에 힘입어 '김비서'는 10%에 육박하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지상파 포함 수목극 1위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

박서준과 박민영의 연인 케미는 방송 내내 큰 화제를 모았다. 특히 둘의 첫 배드신은 그야말로 온라인을 강타, 시청자들 안에 잠들어있던 음란마귀를 각성시켰다.

"그런 장면은 연기하는 사람 입장에서 많이 힘들다. 감독님에게 많이 의지했고 카메라 구도 등을 보고 현장성을 많이 반영해서 최대한 자연스럽게, 두 인물의 현재 관계 진행을 설명하려 했다. 배드신이 있어도 첫날밤인지 오래 사귄 연인의 하룻밤인지가 중요하지 않다. 그 배드신이 이슈가 된 것도 그 장면이 야했다는 느낌보다는 분위기에서 오는 게 컸다고 본다. 첫회부터 끌고 온 감정선 때문에 이슈가 많이 된 것 같다."

키스신도 마찬가지.

"많다기 보다는 로맨틱 코미디라면 원래 이 정도는 나온다고 생각했다. 내 생각에는 우리 감독님과 늘 했던 얘기가 엔딩이 반은 먹고 들어간다는 거다. 그런데 엔딩 포인트에 그런 장면이 늘 있어서 더 크게 와닿았던 것 같다. 13부 엔딩에서 리본을 푸는 키스신이 있었다. 원 지문에는 단추를 푼다고 되어 있었다. 연결신을 찍는데 미소가 리본이 있는 옷을 입고 왔더라. 그건 전적으로 미소가 의상 선택을 한 거니까 진짜 잘했다 싶었다. 리본을 풀면 점점 극대화될 수 있겠다 싶었다. 그걸 보는 순간 이 장면의 해법이 생겨서 생각보다 쉽게 찍은 느낌이었다. 키스신 등은 연기할 때 집중해서 하긴 하지만, 리허설을 할 때나 촬영을 할 때면 어떻게 동작을 해야 더 예쁘게 나올지를 고민한다. 그래서 리허설도 오래 걸린다. 그 과정이 힘들었다. 첫 키스신이 아트센트에서 나와서 하는 거였는데 사실 요즘은 내 생각에 남자 캐릭터가 주도적인 것 보다는 여자 캐릭터가 주도적이었을 때 시청자 반응이 크게 오는 것 같다. 미소가 좀더 주도적이고 적극적이고 카리스마 있기도 했다. 그런 상황 때문에 좀더 이슈가 된 것 같다. 그런 감정선이 하나하나 쌓이다 보니 마지막까지 임팩트 있는 키스신이 생기지 않았나 생각한다. 장롱키스신도 있었는데 그것도 공간이 굉장히 협소했다. 많이 바꿀 수 있는 장면이 아니었다. 투샷 위주의 연출을 해주시면서 그동안 참아왔던 두 인물의 마음을 확인하게 된 계기가 된 것 같다. 그리고 장롱이라는 공간이 주는 묘한 분위기가 있어서 이슈가 된 것 같다."

박서준은 함께 호흡을 맞춘 박민영에 대해 칭찬을 이어갔다.

"박민영과 처음 연기를 하기 때문에 당연히 어색할 수밖에 없었다. 어쨌든 우리가 이 작품을 잘 하고 싶다는 목표 의식은 같았다. 둘 뿐만 아니라 모두가 같은 목표를 갖고 있기 때문에 작품 이야기를 할 때는 전혀 거리낌 없이 얘기할 수 있었다. 나는 무조건 상대의 의견을 신뢰하려 한다. 나는 나만큼 이영준을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 없듯 상대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그런 부분에서 대화를 많이 했다. 의견 차이가 있으면 접점을 찾아나갔다. 그런데 의견차이보다는 공통점이 훨씬 많았고 그 안에서 감독님이 조율을 많이 해주셨다. 그래서 완벽한 호흡이 나올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 사실 대본을 처음 봤을 때 유일하게 온전한 캐릭터, 중심을 잡아주는 캐릭터는 미소라고 생각했다. 다른 캐릭터가 너무 개성이 강하기 때문에 미소가 중심을 확실히 잡았을 때 설득력이 생기겠다고 생각했다. 감정에 있어 많이 물어보려 했다. 초반에는 대화를 더 많이 했다. 촬영은 체감상 1년 이상 한 기분인데 세달 반 정도 했더라. 그 기간에 16부작을 찍는다는 게 말도 안되는 일이고 중간에 대본 작업 과정도 길어졌고 나도 캐스팅을 확정하는 게 늦어진 상태에서 급하게 들어갔다. 모든게 다 정리가 되고 난 뒤 방송 날짜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이었는데 감독님이 촬영을 조금만 미뤄달라고 했다. 그래서 2주 정도 늦게 방송이 됐다. 모든 게 결정되고 일사천리로 풀어졌다. 그런 과정이 있었음에도 짧은 기간에 좋은 작품 만들어낸 것 같다."

그래서일까. '김비서'는 종영과 동시에 박서준과 박민영의 열애설로 화제를 모았다.

"나는 열애설 얘기가 계속 도배될 거라 생각한다. 감당할 자신 있다. 내 바람은 드라마가 좀더 조명됐으면 좋겠다는 거다. 서로 굉장히 열심히 만든 작품이기 때문에 드라마 끝난 다음 날부터 조명된다는 게 아쉬웠다. 집중이 바뀌는 것 같아서 아쉬웠다. 열애설이 나온 뒤에도 다같이 연락을 했다. 나도 얘기는 들었다. 박서준이 박민영을 꽂았다는 얘기도 있더라. 말도 안되는 얘기다. 드라마를 내 돈으로 제작하는 게 아니지 않나. 캐스팅은 감독님이 하시는 거고 내 입김이 들어갈 수는 없다고 본다. 감독님이 나한테 박사장이랑 성연이 역이 고민되는데 추천해줄 수 있겠냐고 하셨다. 내가 캐스팅이 제일 먼저 됐기 때문이다. 나는 늘 얘기하지만 작품을 하는 건 인연이라고 생각한다. 캐스팅이 다 완료되고 시작되면 인연으로 받아들이고 잘 해나가자고 생각한다. 내가 꽂았다고 얘기하는데 내가 그 정도로 입김있는 사람이 아니다. 나도 이 드라마를 하기 위해 캐스팅 확정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는데 그 안에 누구랑 하고 싶다고 말하는 것도 말이 안된다고 본다. 결과적으로 봤을 때 이 작품이 잘 됐으니까 그런 말이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결과적으로 미소와 영준이가 잘 어울렸기 때문에 그런 말이 나오지 않았나 생각한다. 그래서 나쁘게만 생각하진 않는다."

열애설 이후로도 '김비서' 팀워크는 탄탄하다고.

"달라진 건 전혀 없었다. 각자의 근황을 얘기한다. 정말 사소한 얘기부터 한다. 부속실 식구들도 있고 기영이 형도 있고 각자 서로 처음보는 게 아닌가. 작품으로는 처음보는 거기 때문에 사적인 얘기도 많이 하고 해야 현장에서도 편하다. 서로에게 편한 상황을 만들기 위해 단체 카톡방을 처음에 강제로 열었다. 대학 처음 들어갔을 때 신입생들이 몇 학번 누구라고 말하는 것처럼 자기 소개를 하고 그랬다. 서로 그렇게 번호 저장하고 연락하고 농담도 하면서 친해졌다."

그렇다면 두 사람이 실제 연인으로 발전할 가능성은 없는 걸까.

"작품을 하면서 당연히 사랑하는 역할이기 때문에 이 사람이 예쁘다고 생각하고 장점을 생각하며 연기를 해야 한다. 당연히 호감은 생긴다. 사람일은 모르는 거기 때문에 가능성은 뭐라 해야할지 모르겠다. 굉장히 오래 봐야 할 문제라고 본다. 내 나이대에서 같이 할 수 있는 배우가 많지 않다. 그 안에서 함께 연기 해보고 싶은 배우 중 하나였다. 이번 기회로 만나게 돼 좋고 영광이다. 나는 상대배우의 나이와 성별을 떠나 같은 상황을 연기할 때 내 호흡을 받아주는 사람과 연기할 때 상대가 어떻게 할지 물어보는 게 가장 무섭다. 연기적인 부분에서 터치하는 건 자존심과 직결된 부분이라 얘기하고 싶지도 않고 얘기해서도 안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그걸 쉽게 물어볼 수 있게 만드는 건 친해지는 것 뿐이다. 빨리 친해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원래 모르는 사이가 아니었고 공통 목적 의식을 갖고 있기 때문에 작품에 대해 물어보는 게 어렵지 않았다. 그래서 둘이 붙는 신이 많았음에도 호흡을 맞추는 게 어렵지 않았다."

silk781220@sportschosun.com, 사진제공=어썸이엔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