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tvN 수목극 '김비서가 왜 그럴까(이하 김비서)'를 마친 배우 박서준을 만났다. .
'김비서'는 재력, 얼굴, 수완까지 모든 것을 다 갖췄지만 자기애로 똘똘 뭉친 나르시시스트 부회장과 그를 완벽하게 보좌해온 비서의 퇴사밀당 로맨스를 담은 작품이다. 박서준은 이영준 부회장 역을 맡아 열연했다. 이영준은 과한 자기애와 자신감으로 납치 트라우마를 숨긴 채 천상천하 유아독존으로 살아갔던 인물. 그러다 함께 납치 당했던 김미소(박민영)를 발견하고 인생 전환점을 맞는다. 박서준은 감당하기 어려운 과거를 홀로 품고 살아야 했던 이영준의 아픈 상처부터 박민영과의 세상 달달한 로맨스까지 완벽하게 구현해내며 '로코 불도저'의 명성을 재확인했다. 그의 하드캐리에 힘입어 '김비서'는 10%에 육박하는 시청률을 기록하며 지상파 포함 수목극 1위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
"끝난지 5~6일 됐다. 너무 정신없이 촬영하다 보니 끝난 게 한달 된 것 같이 길게 느껴진다. 그만큼 재미있게 정신없게 찍은 작품인 것 같다. 많은 분들이 관심 가져주시고 재미있게 봐주신 것 같다. 그것보다 뜻깊은 게 없는 것 같다. 많은 분들께 좋은 시간 선물드린 것 같아 나름 만족한다. 타이트한 촬영 기간이었지만 그 안에서 이번 작품에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후회가 없다. 이번 작품도 두고두고 기억에 많이 남을 것 같다."
박서준은 이번 작품을 통해 명불허전 '로코 불도저'라는 것을 뽐냈다. '그녀는 예뻤다' '킬미힐미' '쌈마이웨이'에 이어 '김비서'까지 히트시키며 '로코 불패 신화'를 이어가기도 했다. 이쯤되면 자만심 같은 것이 생길 법도 하지만 그는 안주하지 않으려 했다.
"실제 성격이 드라마 캐릭터와는 상반된 부분이 많다. 연기에 있어 자신감은 갖고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렇게 자존감이 강하거나 나를 과시하는데 익숙한 사람은 아니다. 처음 드라마 시작할 때부터 로코 장르이기 때문에 시작한 것도 아니었고 그동안 했던 캐릭터와는 달랐다. 배우로서 자기 복제 하고 싶어하지 않은 건 당연한 욕심인 것 같다. 이영준 캐릭터 자체가 인생에서 이런 캐릭터를 만날 수 있는 기회는 쉽지 않을 것 같았다. 이번 캐릭터를 연기할 수 있어서 너무 좋았다. 내 안에 나를 사랑하는 마음도 생기게 됐다. 내 자신을 잘했다고 칭찬할 수 있는 마음도 생긴 것 같다. 우리가 감독님 촬영 감독님 나 미소 다 박씨였다. 처음부터 우리끼리는 박씨가 4명이나 되는데 잘 해보자고 시작했다. 이전 작품과 다른 점이 있었다면 메인 커플의 서사와 이야기가 중심이 됐던 거다. 전작은 다른 커플도 있었고 플롯이 많이 달랐다. 메인커플의 감정선과 서사가 가장 중요했다. 감독님과도 우리가 집중할 건 이거라는 것에 동의했다. 캐릭터를 어떻게 연기하며 풀어나가느냐가 중요해서 마지막까지 잘 마무리 한 것 같아서 개인적으로 만족스럽다. 대신 분량이 너무 많았기 때문에 보통 일주일에 하루 정도는 쉬는데 쉬는 날이 거의 없었다. 초반에 체력적으로 많이 지치긴 했는데 그래도 작품 하기로 마음 먹은 순간 책임져야 하기 문에 지치지 않으려 노력했다. 감독님도 배려를 많이 해주셨다."
박서준에게는 인생캐릭터라는 극찬이 쏟아졌다.
"미래에 어떤 작품을 하게 될지 모르겠다. 인생캐가 결정되는 순간 확실한 색이 될 것 같다. 백지같은 게 좋다고 생각한다. 좋은 말이지만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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