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리뉴의 2년차'라는 말이 있다.
조제 무리뉴 맨유 감독은 맡은 팀마다 2년차에 최상의 성적을 거뒀다. 첼시, 인터밀란, 레알 마드리드 등에서 모두 그랬다. 2년차 못지 않게 지켜봐야 할 것이 '무리뉴의 3년차'다. 꽃길만 걸을 것 같은 무리뉴의 세번째 시즌은 항상 악몽이었다. 첼시, 레알 마드리드에서 3년 이상을 보내지 못하고 경질됐다.
무리뉴 감독의 3년차는 패턴이 있다. 일단 이적시장에서 운영진과 갈등을 빚는다. 무리뉴 감독은 더 많은 영입을 원하는 반면, 2년차에 많은 돈을 투자한 구단은 소극적으로 나선다. 이는 시즌 개막 후 선수 혹은 스태프들과의 갈등을 통해 폭발한다. 첼시에서는 팀닥터 에바 카네이로와, 레알 마드리드에서는 이케르 카시야스와 그랬다.
맨유에서 3번째 시즌을 맞는 무리뉴 감독. 시작은 좋지 않다. 그간의 모습이 재연되는 모양새다. 무리뉴 감독은 해리 매과이어, 토비 알더베이럴트, 이반 페리시치, 가레스 베일 등의 영입을 원하고 있지만, 구단은 적극적으로 움직이지 않고 있다. 무리뉴 감독은 29일 리버풀과의 인터내셔널 챔피언스컵에서 1대4로 패한 뒤 폭발했다. 그는 "(선수단 구성이) 절반은커녕, 30%에 불과한 상황"이라면서 "나라면 이런 팀을 위해 돈을 쓰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 말은 구단 수뇌부, 특히 에드 우드워드 부회장을 향한 것이라는 해석이 이어졌다. 우드워드 부회장은 프레드, 리 그랜트 등을 영입하는데 이미 7000만파운드를 썼다며 추가지출에 난색을 표하고 있는 상황. 영국과 스페인 언론은 곧바로 무리뉴 감독과 우드워드 부회장의 불화설에 초점을 맞췄다. 일단 맨유는 '추가영입도 가능할 것'이라며 불화설 진화에 나섰지만, 이적시장 마감일과 개막일이 얼마남지 않았다는 것을 감안하면 쉬운 상황은 아니다.
여기에 선수들과도 불편한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시즌부터 불안한 동거를 이어가고 있는 앤써니 마샬의 거취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고, 폴 포그바도 아직 관계 개선을 하지 못한 모습이다. 포그바는 여전히 유벤투스행 루머가 이어지고 있다. 루크 쇼도 있다. 이들은 시즌 내내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 같은 존재다. 팀이 일순간에 무너질 수도 있다.
불안한 상황에 베팅업체들도 주목하고 있다. 무리뉴 감독은 다음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경질 예상 2순위에 올랐다. 과연 무리뉴 감독은 3번째 시즌을 무사히 보내고, 자신이 그토록 원하는 장기집권에 성공할 것인지. 일단 여름은 불안하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