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룩스 레일리가 다시 한 번 롯데 자이언츠의 진격을 이끌까.
레일리가 모처럼 만에 에이스 역할을 해냈다. 레일리는 22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전에 선발 등판, 6이닝 3실점 퀄리티스타트(6이닝 이상 투구, 3자책점 이하)를 기록하며 팀의 12대4 대승을 이끌었다. 롯데는 레일리의 호투 속에 4연패에서 탈출하며 가을야구 꿈을 다시 키울 수 있게 됐다.
레일리 입장에서는 기분 좋은 승리. 지난 17일 후반기 첫 경기인 두산 베어스전에 선발로 등판해 승리를 챙겼지만, 쑥쓰러운 승리였다. 5⅓이닝 동안 5실점을 했는데 타선 지원 속에 승리투수가 된 것. 하지만 승리는 승리였고, 전반기 막판 4경기 3패만 당하며 추락하던 레일리가 다시 힘을 얻을 수 있는 동력이 됐다. SK전 역시 타선의 큰 도움이 있었지만, 이날은 본인 스스로도 승리투수로서의 자격을 갖추는 투구를 했다. 특히, 3연승으로 기가 산 SK 강타선을 상대로 퀄리티스타트 피칭을 했다는 게 고무적이었다.
이제 6승8패. 지난해 13승을 거뒀던 걸 생각하면 만족스럽지 않은 성적이다. 하지만 지난해를 생각한다면, 또 다르게 기대를 해볼만 하다. 레일리는 지난해 역시 시즌 초반 페이스가 좋지 않았다. 그러나 6월24일 두산 베어스전 승리를 시작으로 10월3일 LG 트윈스전 마지막 등판까지 17경기 패전 없이 10연승을 달렸다. 특히, 승부처였던 9월 등판한 4경기 전승을 거둔 게 롯데 상승세의 가장 큰 힘이었다. 승리를 따내지 못한 경기도 대부분 호투, 그게 팀 승리로 이어지며 롯데는 기적적으로 정규시즌 3위에 오를 수 있었다.
레일리가 지난해처럼 남들은 힘이 떨어지는 여름, 살아나기 시작한다면 롯데도 충분히 5위 경쟁에 뛰어들 수 있다. 일단 기분 좋은 개인 연승이 다시 시작됐다. 로테이션상 다음 주말 넥센 히어로즈와의 3연전 중 1경기에 등판할 예정인데, 그 경기가 레일리 상승세를 판가름할 분수령이 될 수 있다.
부산=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