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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잡는 폭염, 초구 스트라이크가 중요한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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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 속 야구, 초구 스트라이크가 중요한 이유는?

2018 시즌 프로야구가 후반기 개막 후 치열한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그런데 현장 선수단은 울상이다. 뜨거워도 너무 뜨거워서다.

역대 최악의 폭염이 한반도를 강타하고 있다. 가만히 서있어도 땀이 줄줄 흐르고, 온열 질환으로 사람들이 쓰러지고있다. 많은 연봉을 받는 프로야구 선수들이기에, 자신들의 의무를 다해야 한다고 하지만 이런 날씨에 야구를 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

특히, 경기 전 훈련이 죽을 맛이다. 혹서기 주말 경기도 오후 6시에 열리기는 하는데, 가장 뜨거울 오후 3시에서 4시30분 정도까지 양팀 선수들의 경기 전 훈련이 이어진다. 경기를 해야하니 훈련을 안할 수도 없고, 훈련을 다 하자니 선수들이 경기 하기도 전에 진이 빠져버려 어떻게 하기가 힘들다. 많은 팀들이 최근 경기 전 훈련을 줄이고 있다. 부산 원정을 치르고 있는 SK 와이번스 선수단은 평소보다 약 30분 늦게 구장에 도착하는 등 훈련량을 확 줄였다. 홈팀 롯데의 훈련도 평소보다 빨리 끝난다.

폭염에도 경기를 취소시킬 수 있는 규정은 있다. 하지만 취소가 쉽지 않다. 이미 취소된 경기가 많아 경기 일정이 많이 밀려있어 경기 감독관들이 눈치를 본다. 그리고 어찌됐든 본 경기는 저녁에 열린다. 저녁 시간엔 낮보다 기온이 떨어진다. 이 때문에 저녁 시간 경기를 취소할 배짱있는 감독관이 없다.

그래서 어차피 치러야 할 경기라면, 선수들도 더위에 대한 피해를 최소화 할 대책을 세워야 한다. 경기 중 체력을 세이브할 수 있는 방법은 딱 하나. 수비 시간을 줄이는 것이다. 사직구장을 기준으로 보면, 오후 6시에 경기가 시작되도 거의 7시가 될 때까지는 그라운드가 땡볕이다. 21일 경기를 보면 롯데가 1회초 수비를 약 15분간 한 반면, SK는 1회말 수비를 약 7분만에 끝냈다. 롯데는 선발 송승준이 주자를 출루시키며 타자들과의 승부가 어려워졌고, 견제도 많이 한 결과다. SK는 선발 김광현이 시원시원하게 공을 뿌려 이닝을 조기 종료시켰다.

가만히 서있기도 힘든데, 수비수들은 공 하나하나에 모든 집중을 해야한다. 뛰지 않아도, 이게 생각 이상으로 사람을 피곤하게 한다. 여기서 피로가 쌓이면, 타석에서도 좋은 타격을 할 수가 없다. 수비 시간이 누적되면 공-수 모두에서 피해를 준다는 뜻이다.

SK 트레이 힐만 감독은 무더위 경기에 대해 "수비 시간을 줄여야 한다. 투수가 카운트 싸움을 유리하게 끌고가야 한다. 그래서 초구 스트라이크를 잡고 들어가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동료 야수들을 위해 투수들이 새겨들어야 할 말이다. 또, 상대 타자라면 이 부분을 생각해 적극적으로 타격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도 있다.

부산=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