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산 발사르탄 사태로 의약품 원산지 공개 압박 거세져
- 원산지 모르면 제품 안사겠다는 '불매운동' 번질 조짐
- 중국산원료 사용하지 않는 선견지명 기업 재조명
최근 고혈압약에서 2군 발암물질이 발견돼 의약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고혈압 치료 등 건강 개선을 위해 먹은 약이 오히려 내 몸을 죽이고 있었다는 사실에, 의약품에 대한 소비자 불신이 커졌기 때문이다. 더구나 문제가 된 발암물질이 값싼 중국산 원료에서 검출되면서, 의약품 원산지 공개에 대한 소비자들의 요구가 거세지고 있는 상황이다.
식약처는 문제가 된 중국산 발사르탄 성분이 쓰인 고혈압약 115개 제품에 대한 판매중지 및 제조중지 명령을 내렸지만, 사태는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중국산원료를 사용한 의약품을 넘어 이제는 건강기능식품(이하 건기식)시장까지 불똥이 튀는 실정이다. 의약품과 건기식에 쓰인 원료의 원산지까지 꼼꼼하게 확인할 수 있는 제품이 아니라면 구매하지 않겠다는 불매운동까지 번질 조짐이다.
식약처는 이 같은 소비자의 요구에 맞춰 '식품이력추적제'를 시행, 원료정보, 생산정보 등을 제공하고 있지만 소비자의 정보접근이 쉽지 않고 매출액 대비 일부 제품에만 시행되고 있어 100%원산지 확인이 어려운 상태다. 또한 현행법은 농수산물 원료를 가공한 건강기능식품 원료 일부와 의약품 중 한약재에 대해서만 원산지표기를 하게 되어있어 모든 성분에 대한 원산지 표시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이윤을 남겨야 하는 제조사의 경우 원산지 표시 미해당 원료에 대해 저렴한 중국산이나 일본산 같은 원료를 써도 소비자들은 알 수가 없는 것이다.
하지만 모든 제조사들이 원료원산지를 공개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금번 사태가 벌어지기 훨씬 이전부터 원산지 100% 공개 원칙을 고수하는 기업 중 하나가 '메타포뮬러'라는 회사다. 메타포뮬러는 120인의 의사가 공동 투자하여 설립한 건강기능식품 제조개발사다. 이 회사는 출처가 불분명한 중국산 원료와 방사능노출의 우려가 있는 일본산 원료를 사용하지 않는 원칙을 창업 초창기부터 고수해왔다.
건기식 회사가 이 같은 원칙을 지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메타포뮬러 김종철 CEO는 "중국산 일본산 원료를 쓰지 않으면 생산비용의 증가와 필요한 시기에 제때 원료가 공급되지 않아 제품을 만들 수 없는 일이 발생하기도 하는데, 메타포뮬러도 설립초기 이 같은 이유로 두 번이나 폐업 위기를 맞은 적이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회사의 뚝심 있는 고집 덕분에 제품에 대한 믿음을 갖는 소비자들이 하나둘씩 늘어나게 됐다. 특히 과거 일본 후쿠시마 방사능 유출 때나 이번 발암물질 고혈압약 파동 등 큰 사건이 있을 때마다 충성 소비자가 더 늘어나고 있다는 후문이다. 메타포뮬러는 건강한 원료의 선정뿐 아니라 국내 순수 기술로 안전한 성분을 개발하기 위해 R&D에 대한 투자도 꾸준히 늘려가고 있어,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