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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 적수 없는 '김비서'..지상파 수목극 3%대 처참한 성적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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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지상파 시청률이 처참해졌다. 3%대 시청률을 벗어나지 못하는 1위와 2%대 시청률을 기록 중인 최하위 드라마까지 상황이 좋지 않다.

12일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 11일 방송된 MBC 수목드라마 '이리와 안아줘'(이아람 극본, 최준배 연출) 25회와 26회는 전국기준 3.7%와 4.7%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방송분(4.1%, 5.3%)보다 0.4%포인트, 0.6%포인트 소폭 하락한 수치지만 동시간대 1위에 해당한다. 지상파 드라마의 꽃이라 불리던 수목드라마 시청률이 과거의 영광에 비해 반토막이 안되는 수준으로 변모한 데 이어 3%대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음에도 동시간대 1위를 차지할 수 있다는 것이 지상파의 현주소를 대변하는 포인트다.

2위와 3위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수목극 2위인 KBS2 '당신의 하우스헬퍼'(김지선 극본, 전우성 연출)의 사정도 다르지 않다. 5회와 6회는 3.6%와 4.3%를 기록했다. 지난 방송분(3.2%, 4.0%)보다 각각 0.4%포인트, 0.3%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그중 SBS '훈남정음'(이재윤 극본, 김유진 연출)은 2%대 시청률로 최하위를 기록했다. 25회와 26회는 각각 2.8%와 2.9% 시청률을 나타냈다. 2%대 시청률을 기록 중인 '훈남정음'은 첫 방송 이후 꾸준한 하락세를 자랑하는 중이다. 1회 시청률은 5.3%. 그러나 이후 줄곧 하락세를 면하지 못하며 현재는 그마저도 반토막이 났다.

지상파 드라마들이 힘을 못쓰는 이유에는 월드컵 중계 등 외부적 요인도 있을 터다. 실제로 월드컵 기간 동안 지상파 수목극은 생중계 방송으로 인해 결방이 잇따르며 피해를 고스란히 안았다. 현재 1위를 기록 중인 '이리와 안아줘'의 출연진 또한 잦은 결방 여파에 대해 기자간담회를 통해 아쉬움을 토로한 바 있고, 시청자들이 느끼는 아쉬움은 그보다 더 크다. 스토리의 연결이 어렵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결방 여파만으로는 시청률 하락세를 설명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지상파 드라마들의 이야기 전개가 케이블의 그것을 따라가지 못한다는 것도 원인이라는 얘기다. 특히 단순한 스토리가 여러 번 반복되며 사랑과 헤어짐을 반복하는 드라마들은 최근 시청자들에게 매몰차게 외면당하고 있는 중. 한 관계자는 '훈남정음'의 전개 방식에 대해 "전개 방식이 너무 단순하고 그 속에 알맹이는 없는 느낌"이라며 "시청률이 떨어지는 원인은 제작진이 알고 있을 것"이라고 푸념하기도 했다.

지상파 드라마들이 현재 참패를 면치 못하고 있다는 점을 뒷받침하는 근거가 바로 tvN 수목드라마 '김비서가 왜 그럴까'(백선우 최보림 극본, 박준화 연출)일 것. '김비서' 11화는 케이블, 위성, IPTV를 통합한 유료플랫폼 전국 가구 기준 평균 8.7%, 최고 9.8%를 기록, 지상파 포함 동시간 드라마 1위와 케이블과 종편 포함 동시간대 1위를 차지했다. 또한 tvN 타깃 2049 시청률 역시 평균 6.4%, 최고 7.6%로 11화 연속 지상파 포함 전 채널 동시간대 1위를 차지하며 계속해서 상승세를 타는 중이다. 케이블 시청률 중 높은 수치에 해당하는 것으로 두 자릿수 시청률 역시 목전에 두고 있어 시선을 사로잡는다.

특히 '김비서가 왜 그럴까'는 SBS 수목극으로 논의했던 바 있지만 최종적으로 불발돼 tvN으로 자리를 옮긴 작품. 이를 두고 볼 때, SBS 입장에서는 승승장구하고 있는 '김비서'의 모습이 달갑게 느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김비서'는 '훈남정음'의 4배에 가까운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 '김비서' 역시 단순 연애 스토리에 불과하지만 이를 더 풍부하게 만드는 것은 김미소(박민영)과 이영준(박서준)의 과거 트라우마일 것. 여기에 매회 달콤한 엔딩까지 선사하고 있다는 점에서 인기 요인이 설명된다.

지상파 수목극은 여전히 부진의 상태다. 새로운 신작 드라마들이 줄지어 준비돼있지만, 위기를 타개하고 몰려오는 케이블 드라마들 사이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인 상황. SBS 새 드라마 '친애하는 판사님께'와 MBC '시간', 그리고 현재 방송 중인 KBS2 '당신의 하우스헬퍼'가 시청자들을 사로잡는 '무엇'을 가지고올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lunam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