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해민(삼성 라이온즈)과 오지환(LG 트윈스) 그리고 박민우(NC 다이노스)는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에 발탁됐다. 이들 세 명의 공통점은 이번 대표팀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지 못하면 군입대를 해야한다는 것이다. 93년생인 박민우는 90년생인 박해민 오지환보다는 여유가 있지만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고 아시안게임은 일본 대표팀이 프로 선수가 아닌 사회인 야구선수로 구성돼 있기 때문에 훨씬 가능성이 높다.
그런데 이들만큼 이번 아시안게임이 절실한 선수가 있다. 바로 NC 왕웨이중이다.
왕웨이중이 이번 아시안게임 대만 대표팀에 합류한 사실은 지난 달 15일께 발표됐다. 본인이 참가 의사를 밝혔고, 구단은 선수의 의견을 존중하기로 했다. 아시안게임 기간인 8월 16일부터 9월 3일까지 KBO리그가 휴식기를 갖기 때문에, 왕웨이중의 대표팀 차출과 대회 출전은 아무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왕웨이중의 대만 대표팀 참가에도 병역 특례가 걸려있다는 것을 아는 이는 별로 없다. 대만 남성들은 우리나라보다 짧은 1년의 군 복무를 해야한다. 하지만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면 우리나라처럼 군복무가 면제된다. 은메달이나 동메달을 따도 군복무가 면제된다. 하지만 여기에는 조건이 있다. 향후 5년 동안 대표팀 차출에 무조건 응해야한다.
프로 선수들이 국제대회 메달 수상으로 군복무 면제를 원하는 이유는 단순히 군대에 가기 싫어서가 아니다. 야구 선수의 경우 경찰청 야구단이나 상무야구단에 입단하지 못하면 군 복무 기간 동안 고스란히 야구를 쉬어야 한다. 1년이 넘는 기간 동안 야구를 쉰다는 것은 선수생활에 치명타가 될 가능성이 있다. 최근에는 의무경찰 제도의 단계적으로 폐지가 결정되면서 경찰청야구단이 어떻게 될지도 모르는 상황이 됐다. 야구를 하면서 군복무할 수 있는 인원이 어쩌면 더욱 줄어들 지도 모른다.
왕웨이중 입장에서도 이번 아시안게임은 자신의 야구 인생을 바꿔놓을 수도 있는 기회다. 그리고 왕웨이중을 앞세운 대만 대표팀의 메달 가도에 가장 걸림돌이 되는 팀이 바로 한국대표팀이다.
왕웨이중은 적절한 휴식으로 체력만 보충된다면 한국 대표팀에 큰 위협이 될 수 있다. 지난 11일 창원 마산야구장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전에서도 그는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왕웨이중은 직전 등판인 지난달 29일 수원 KT 위즈전에서 5이닝 5실점(4자책)으로 패전 투수가 됐다. 이후 피로감을 호소하며 한차례 로테이션을 걸렀다. 유영준 감독대행은 "어깨도 결리는 증상이 있다면서 본인이 휴식을 요청해왔다"고 했다. 그리고 11일 등판해서 왕웨이중은 막강한 KIA 타자들을 상대로 6이닝 2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한국대표팀에 합류할 안치홍과의 첫 대결에서도 왕웨이중은 1회 병살타를 유도했고 4회에는 볼넷을 내줬지만 6회는 투수 땅볼 처리했다.
왕웨이중이 합류한 대만대표팀은 자연스럽게 전력이 상승했고 한국 대표팀에 대해서도 많이 알게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왕웨이중도 자신의 병역 특례가 걸려있는 대회이기 때문에 전력투구를 할 가능성이 높다. 어찌됐든 왕웨이중과 한국대표팀의 맞대결은 여러의미에서 흥미진진할 것으로 보인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