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9일(이하 한국시각) 벨기에와의 2018년 러시아월드컵 조별리그 G조 최종전.
당시 잉글랜드의 골문을 지키던 조던 픽포드는 후반 5분 벨기에의 아드낭 야누자이에게 결승골을 얻어맞았다.
경기가 끝난 뒤 상대 골키퍼의 놀림을 받았다. 티보 쿠르투아는 픽포드에 대해 "픽포드는 나보다 10cm가 작다"며 "나였음 잡았을 것이다. 픽포드의 팔은 던지는데 너무 바빴다"고 밝혔다.
이후 논란이 일자 쿠르투아는 '영원한 우승후보' 브라질을 꺾고 4강에 오른 뒤 "픽포드의 키를 놀리려는 의도는 없었다. 픽포드는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나는 그저 내가 키가 좀 더 크기 때문에 막을 수 있었다고 얘기했을 뿐"이라고 변명했다.
이런 놀림에도 픽포드는 흔들리지 않았다. 지난 4일 콜롬비아와의 16강전에서 상대 다섯 번째 키커 카를로스 바카의 슛을 막아내더니 7일 스웨덴전에서도 수차례 슈퍼세이브로 팀을 4강으로 이끌었다.
이날 픽포드의 슈퍼세이브는 후반에 펼쳐졌다. 스웨덴은 전반에 원했던 결과를 얻지 못했다. 그러자 전반 후반부터 본격적으로 수비라인을 끌어올리기 시작했다. 후반에도 공격으로 돌아서 골을 노렸다. 후반 시작하자마자 득점기회가 찾아왔다. 그러나 잉글랜드 골키퍼 픽포드의 슈퍼세이브에 막혔다. 스웨덴 공격수 베리의 강력한 헤딩 슛이 몸을 날린 픽포드의 선방에 걸렸다.
이후에도 픽포드는 선방쇼로 필드 플레이어들의 부담을 덜었다. 후반 16분 문전에서 베리의 패스를 받은 클라에손이 노마크 찬스에서 날린 오른발 슛을 픽포스가 몸을 날려 막아냈다. 또 후반 26분에는 문전에서 베리의 왼발 슛을 픽포드가 가까스로 쳐냈다. 시야가 가려진 상태에서 날라온 슈팅이었지만 픽포드는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픽포드는 전반 30분 헤딩 결승골을 터뜨린 수비수 해리 맥과이어를 제치고 스웨덴전 '최우수선수'에 선정됐다.
픽포드는 그야말로 '잉글랜드의 조현우'라고 보면 된다. 2011년 선덜랜드 유니폼을 입었지만 6시즌 연속 임대생활을 해야 했다. 영국 내셔널리그(5부 리그)를 두 시즌 거쳐 4부 리그에서도 뛰었다. 이어 3부 리그도 경험한 픽포드는 챔피언십(2부 리그) 프레스톤 노스 엔드를 거쳐 지난 시즌 에버턴으로 둥지를 옮겨 46경기를 뛰면서 가레스 사우스게이트 잉글랜드대표팀 감독의 눈에 띄여 러시아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지난해 잉글랜드대표로 발탁된 픽포드는 A매치 경험이 3경기에 불과했다. 특히 최종명단에 이름을 올린 골키퍼 중 나이가 가장 어렸지만 치열한 경쟁을 뚫고 이번 대회 전 경기에 출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스타들 중에서도 최고의 히트상품으로 떠올랐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