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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의 파격 초짜 배터리 선발, 유영준 감독대행의 속뜻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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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들끼리 한번 잘 만들어 봐라."

NC 다이노스 유영준 감독대행이 7일 고척 넥센전을 앞두고 꺼내든 선발 배터리는 상당히 파격적이라 모두가 눈을 의심할 정도였다. 일단 선발 투수로는 올해 2차 4라운드(전체 39순위)로 입단한 좌완투수 김재균이 나왔다.

충암고를 졸업한 김재균은 아직 1군 무대에서 선발 경험은 커녕, 채 5경기도 던지지 않은 투수다. 지난 6월26일에 처음 1군으로 콜업된 김재균은 지금까지 단 2경기에 불펜으로 나와 2⅔이닝을 무안타 무실점으로 막은 게 전부다. 1군 첫 무대였던 6월27일 두산전 때는 2⅓이닝을 던졌는데, 안타는 내주지 않았지만 볼넷을 3개나 허용한 바 있다. 김재균이 선발로 나오게 된 건 피로가 누적된 왕웨이중에게 휴식을 주느라 생긴 선발 공백을 메우기 위해서다.

김재균의 선발 기용도 파격적인데, 그 공을 받는 포수도 그게 못지 않았다. 김재균과 입단 동기인 신인 포수 김형준이 선발 마스크를 썼다. 김형준은 청주 세광고를 졸업하고 2차 1지명으로 NC에 입단한 포수 유망주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잠재력이 뛰어나다는 뜻일 뿐 아직 완성과는 거리가 멀다. 김형준 역시 지난 6월28일에 처음 1군 무대에 올라왔다. 이후 5경기에 나와 타율 1할6푼7리를 기록했다. 아직 도루 저지가 없다.

3연승의 상승세를 타고 있는 넥센을 상대하기 위해, 그것도 적지에서 그야말로 '초짜 배터리'를 투입한 것이다. 유 감독대행의 의도가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경기 전 만난 유 감독대행은 "김재균은 비록 신인이지만, 당찬 면이 있다. 멘탈이 강한 선수다. 물론 신인이라 버거운 면도 있을 것이다. 결과는 마운드에 올라가봐야 안다. 하지만 예전에 내가 봤던 그 (배짱있는) 모습이 나온다면 좋을 것 같다"면서 "괜히 고민하지 말고 씩씩하게 정면승부를 하는 게 좋을 것이다. 4회 정도만 잘 버텨주면 대만족"이라고 밝혔다.

이어 유 감독 대행은 포수로 역시 신인인 김형준을 낸 이유에 대해서도 그럴듯한 설명을 했다. 보통 이렇게 신인이 처음 선발로 나오면 베테랑 포수가 호흡을 맞춰 리드를 해주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유 감독 대행은 고심 끝에 김형준을 지목했다. 그는 "오늘 오전까지도 고민을 거듭했다. 선배 포수와 호흡을 맞출 때의 장점과 단점, 그리고 동기 포수와 같이 할 때의 장단점을 모두 생각해봤다. 결론은 신인 동기끼리 서로 눈치 보지 않고 패기 있게 경기를 풀어나가는 게 더 나을 것 같았다. 우리 팀에는 그런 모습이 필요하다. 잘 안될 수도 있겠지만, 자기들끼리 한번 열심히 해보라고 격려해줬다"고 밝혔다. 과연 유 감독대행의 바람대로 초짜 배터리가 젊은 패기를 보여줄 수 있을 지 주목된다.

고척=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