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조건 감독 잘못이다."
KIA 타이거즈 김기태 감독이 전날 벌어진 어이없는 투수교체에 관한 입장을 밝혔다. 사정이 어떻게 됐든 최종 결정권자인 자신의 잘못이라고 했다.
KIA는 지난 5일 광주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에서 마운드 방문 횟수 착각으로 선발투수 헥터 노에시를 교체해야 하는 상황을 맞았다. 헥터는 2-3으로 뒤진 7회초 선두타자 이성열에게 좌전안타를 허용했다. 이때 서재응 투수코치가 마운드에 올라가 헥터와 이야기를 나눈 뒤 내려갔다.
헥터는 양성우에게 안타를 맞고 지성준의 희생번트 후 대타 장진혁을 볼넷으로 내보내며 만루의 위기에 몰렸다. 이어 이용규의 2루수 강습 땅볼 때 3루주자가 홈을 밟았고, 강경학에게 적시타를 얻어맞아 2-5로 점수차가 더 벌어졌다.
그러자 서 코치가 다시 마운드로 올라갔다. 한 이닝 두 번째 마운드 방문이기 때문에 투수를 교체해야 하는 상황. 하지만 서 코치는 헥터를 그대로 놔둔 채 덕아웃으로 돌아갔다. 이때 심판진이 KIA 덕아웃으로 다가가 투수 교체를 요청했다.
야구규칙 8.06 b항은 '감독이나 코치가 한 회에 동일 투수에게 두 번째 가게 되면 그 투수는 자동적으로 경기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서 코치가 두 번째로 마운드로 갔을 때 헥터의 투구수는 111개였다. 위기 상황이나 투구수를 봤을 때 헥터를 교체하는 게 맞다.
심판진의 요청에 당황하던 KIA 벤치는 상황을 이해한 뒤 헥터를 황인준으로 교체했다. 황인준은 이미 불펜에서 몸을 풀고 있었고, 마운드에 오른 뒤에는 추가 실점 없이 이닝을 마무리했다.
이에 대해 김기태 감독은 6일 LG 트윈스전을 앞두고 "다른 이야기를 할 것 없이 내가 잘못한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