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스틴 니퍼트의 100번째 승리, 다음 경기에서는 나올 수 있을까.
니퍼트는 21일 수원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 선발로 등판했다. 6월 들어 극도의 부진에 빠진 팀. 이 경기 전까지 3승14패를 기록하고 있었다. 자신이 등판하는 경기가 아니면 승리하기 힘들었다. 3승 중 2승이 니퍼트 선발승 경기였다.
5월29일 삼성 라이온즈전을 시작으로 6월3일 SK 와이번스전, 9일 넥센 히어로즈전까지 3연승을 달렸다. 그렇게 한국 데뷔 후 개인통산 99승 고지까지 정복했다.
전인미답의 외국인 투수 통산 100승. 앞으로 이 기록을 깰 선수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겠느냐는 대기록. 하지만 니퍼트는 15일 NC 다이노즈전에서 6이닝 3실점 호투로 승리 요건을 갖추고 마운드를 내려갔으나, 불펜진의 방화로 100승 기회를 눈앞에서 날렸다.
그리고 롯데를 상대로 재도전에 나섰다. 개막 시즌 어깨가 아파 등판하지 못해 건강에 대한 불신이 계속 있었지만, 최근 투구로 걱정을 모두 지우고 있다. 이날도 마찬가지였다. 최고구속 153km의 강속구와 주무기인 슬라이더, 체인지업 위력은 여전했다. 최근 7경기에서 75득점을 몰아치며 완전히 상승세를 탄 롯데 타선을 5회까지 무실점으로 잠재웠다. 그 사이 타선도 2점을 내주며 니퍼트를 도왔다.
니퍼트도 투혼을 발휘했다. 갈 곳 없는 자신을 받아준 김진욱 감독인데, 모친상으로 자리를 비운 이유 때문인지 이를 악 물고 던지는 모습이었다. 자리를 비운 스승에게 승리를 선물하고픈 마음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6회초 통한의 한 방이 니퍼트의 발목을 잡았다. 불운했다. 롯데는 선발로 출전한 전준우와 채태인이 어지름증과 무릎 통증으로 조기 교체됐는데, 채태인을 대신해 들어간 이병규가 니퍼트를 상대로 동점 투런포를 때려냈다. 실투도 아니었다. 볼카운트 1B 상황서 체인지업이 낮게 잘 떨어졌는데 이병규가 이를 완벽하게 걷어 올렸다.
니퍼트는 타선이 점수를 지원해줄 것으로 믿고 7회까지 마운드를 지켰다. 무려 124개의 공을 던졌다. 삼진은 11개를 잡아냈다. 하지만 7회말 KT 타선은 침묵했다. 팀이라도 이겼다면 다행이었겠지만, 연장 12회 접전 끝에 5대5로 비기며 헛심만 쓴 것도 니퍼트의 힘을 빠지게 했다.
니퍼트는 로테이션상 다음 주중 LG 트윈스와의 원정 3연전 중 1경기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두산 베어스 시절 7시즌을 뛴 친숙한 구장. 공교롭게도 선발로 나서면 한국 데뷔 후 200번째 경기가 된다.
수원=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