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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에 평화를"…'어서와' 스위스 3人, 슬픈 한국史에 숙연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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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어서와한국은처음이지' 스위스 3인방이 대한민국 분단의 역사를 공부하고, 남북한의 평화를 기원했다.

14일 MBC에브리원 '어서와한국은처음이지'에서는 스위스 출신 알렉스 마추켈리아의 친구 3인방의 한국 여행 2일차 모습이 방송됐다.

MC들은 "스위스 친구들은 시간을 척척 잘 지킨다. 무슨 작전을 수행하는 것 같다"면서도 "인간미가 없어보일까봐 걱정했는데, 인간미가 줄줄 새더라"며 웃었다. 알렉스는 "내 친구들이 이렇게 바보같은지 처음 알았다"며 좌절했다. 김준현은 "순박한 친구들"이라며 웃었지만, 아침을 '시간 체크'로 시작하는 친구들의 모습에 "숙소가 아니라 내무반"이라며 당황했다.

스위스 3인방은 이동거리는 물론 교통수단과 이동시간까지 정확하게 계산해가며 한국 여행 계획을 촘촘하게 짰다. 이들은 군대식 '포네틱 코드'로 알파벳 스펠링까지 정확히 전달하는 열의를 보였고, MC들은 "마주보고 얘기하는데 왜 굳이 군대식으로 하냐"며 웃었다.

스위스 친구들은 미용실을 찾아 한국 스타일을 체험하기로 했다. 알레산드로는 쇼핑을 원하는 사무엘과 안토니의 의향을 단호하게 묵살하고 앞장섰지만, 명동의 복잡한 골목에서 헤맨 끝에 도착한 곳은 명동성당이었다. 당황하는 알레산드로에게 안토니는 "신부님이 미용사가 아닌 이상 여긴 아닌 것 같다"며 일침을 날렸다.

알고보니 바로 가까운 곳에 있던 미용실을 못찾고 명동성당까지 갔던 것. 이들은 결국 무려 40분만에 미용실에 도착했다. 스위스 친구들은 파마중인 손님을 보며 신기해했다. 안토니는 "잔머리가 많다는 걸 어떻게 말해야하냐"고 물었고, 알레산드로는 검색 끝에 "빙구?"라고 반문해 보는이를 포복절도케 했다. 이들은 깨끗하게 다듬어진 머리에 만족했다.

미용실 에피소드를 기점으로 리더 역할은 길치 알레산드로에서 사무엘에게 넘어갔다. 이들은 경복궁으로 향했다. 세 사람은 팸플릿을 꼼꼼히 읽으며 "근정전이 메인홀", "한번 불탔던 걸 재건했다" 등 정보를 폭풍 습득했다. 이들은 "생각보다 휑하다"며 고개를 마주봤고, MC들은 "한국에 처음 왔을 때 그런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여백의 미가 있다"고 거들었다.

사무엘은 칠보향로를 보고 "여기 김치를 담궜나?"라고 엉뚱한 추측을 하는가 하면, 창호지 문을 보며 "바람으로부터 보호받을 수 없잖아"라며 궁금증을 드러냈다. 아궁이를 보면서는 "밀어넣으면 못나올 것처럼 생겼다. 감옥 아닐까"라고 추측했다.

이에 대해 MC들과 알렉스는 "역사 마니아들에겐 정보가 너무 부족하다", "안내 책자에 전통문화에 대한 설명이 부족해 아쉽다", "친구들이 고국으로 돌아간 뒤 잘못된 정보를 전달할 것 같다"며 입을 모았다.

스위스 친구들은 광화문 광장의 간이 시장을 구경한 뒤 전쟁기념관으로 향했다. 알렉스는 "한국 분단 역사에 대해 스위스 사람들은 잘 모른다"고 설명했고, 3인방은 "남북한이 원래 하나였다는 건 안다. 남북으로 많은 가족들이 흩어졌을 것 같다"며 안타까움을 공유했다. 신아영은 "밀리터리 덕후들인 것 같다"고 평했다.

스위스 친구들은 '38선'을 알아봤고, 뒤이어 3일만에 서울을 빼앗긴 한국과 한강교 폭파 등 가슴아픈 역사들을 살펴보며 평화의 소중함을 마음속깊이 느꼈다. 당시의 통신을 들으면서도 "겁먹은 목소리"라며 분위기를 체험했다. "스위스에서는 상상도 못할 일"이라며 재현된 전쟁의 참상을 보곤 발걸음을 떼지 못하며 숙연해졌다.

이들은 "북한이 핵실험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한다. 이미 그들은 모두가 원하는 방향으로 한단계 나아갔다. 평화를 되찾기 위해"라며 "이번 회담도 잘됐으면 좋겠다"고 뜻을 모았다.

알베르토는 "전쟁기념관은 한국에 온 서양 사람들이라면 가볼만한 곳이다. 한국을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거들었다. 김준현은 "스위스는 영구중립국이니까, 특별하면서도 생소한 경험일 수 있다"고 말했다.

스위스 친구들은 빗속에도 '코리안 바베큐'를 찾아 헤맸고, '우산보관용 비닐'을 보곤 신세계를 경험한듯 기뻐했다. 이들은 메뉴 주문을 위해 메뉴판을 한쪽으로 치우는가 하면, 지속적으로 직원쪽을 뚫어져라 쳐다보며 눈을 마주치려 애썼다. 알렉스는 "원래 '저기요~'는 유럽에선 실례라고 생각한다. 직원과 눈을 맞추는 게 예의바른 주문"이라고 설명했다.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