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정준화 기자] 3일간 무려 22만 5천여 명을 동원했다. 닛산 스타디움에 회당 7만 5천 명을 채우며 단일투어로 100만 관객을 돌파했는데, 일본에서 공연을 연 해외 아티스트 사상 최고이자 최초의 기록이다. 올해로 데뷔 15년차 그룹, 동방신기(SM엔터테인먼트 소속)의 이야기다.
K팝 역사에는 물론, 일본 가요계에도 기록될 만한 성과다. 실제로 집계된 숫자들은 이들의 위치를 가늠해볼 수 있는 객관적인 지표가 되는데, 유례 없는 기록이며 압도적인 수치다.
지난해 11월 삿포로돔을 시작으로 도쿄돔, 후쿠오카 야후오쿠!돔, 나고야돔, 오사카 쿄세라돔 등 5대 돔에서 약 78만 명 동원한 이후 '꿈의 무대'로 불리는 일본 요코하마 닛산 스타디움에서 '東方神起 LIVE TOUR ~Begin Again~ Special Edition in NISSAN STADIUM'라는 타이틀로 공연을 개최, 6월 8일부터 10일까지 3일간 무려 22만 5천여명(회당 7만 5천)의 관객을 동원, 단일투어로 총 100만 명을 돌파했다.
최근 방탄소년단을 비롯 많은 후배 팀들이 해외에서 맹활약 하고 있다는 점에서 동방신기의 이 같은 성과는 다시 한 번 짚어볼 필요가 있다. 이들은 이른바 'K팝'으로 불리는 시장이 세계적으로 자리잡기까지 혁혁한 공을 세운 팀. 우리의 음악으로 해외시장에서도 성공을 거둘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실제 사례로 입증해내면서 교류의 물꼬를 튼 장본인들이다.
시스템적으로 해외에서 활동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놓았다는 것도 고무적이었지만, 무엇보다 'K팝'에 대한 관심을 상기시키고, 인식 자체를 고급화했다는 점이 결정적이다. 이에 많은 후배 팀들이 수월하게 해외 진출을 시도하면서 지금의 '한류'가 있을 수 있었다는 평이 나온다.
가요계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확실한 것은 국내 아이돌의 해외진출은 동방신기의 전과 후로 나뉜다는 것이다. 이들이 해외 관계자들에게 호감을 심어줬으며, 'K팝'에 대한 관심 자체를 환기 시켰다. 당시 해외 일정을 잡거나 프로모션을 진행하는데도 동방신기의 사례가 많은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이들은 어떻게 황무지였던 해외시장을 개척해나갈 수 있었을까. 관계자들은 '시스템'과 '콘텐츠'를 꼽는다. 양질의 콘텐츠와 이를 효과적으로 알릴 수 있었던 시스템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분석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일단 동방신기라는 콘텐츠 자체가 주는 힘이 있다. 빈틈 없는 퍼포먼스와 라이브, 무대에서 팬들과 소통하는 능력이 해외 팬들의 마음을 살 수 있었던 포인트다. 무엇보다 늘 최선을 하다고 성실한 모습을 보여주는 태도 역시 호감을 산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이 콘텐츠가 활약을 펼칠 수 있도록 무대를 깔아준 것은 SM엔터테인먼트의 체계적인 시스템이라고 본다. 세계적으로 선진화 된 산업 비즈니스를 구축하고 있으며, 세분화된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의 역할을 해줬다. 이후 많은 회사들이 이 같은 해외 진출 시스템을 벤치마킹했고, 국내 아이돌들의 해외 진출이 활발해졌다. SM과 동방신기가 국내 아이돌의 해외 진출의 기반을 다진 것이라고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무엇보다 동방신기의 사례가 후배들의 귀감을 사는 결정적인 포인트는 '현재진행형'이라는 점이다. 데뷔 15년차에 접어들었음에도 굳건하게 자리를 지키며 자신들의 가치를 입증해내고 있는데, 이처럼 아이돌 그룹으로서 '롱런'할 수 있다는 것을 몸소 보여주면서 자극과 희망을 주고 있다. 그리고 이는 현재 'K팝'의 세계적인 위상과 인기로 이어지며 또 다른 시대의 흐름을 만들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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