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시즌 최고의 '선발 왕국'은 어디일까.
6월초 현재 LG 트윈스라고 감히 말할 수 있다. LG가 선발 야구를 앞세워 시즌 초 하락세를 상승세로 바꾸며 2위권에 도전하고 있다. LG는 지난 3일 잠실에서 열린 넥센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선발 타일러 윌슨의 완봉 역투에 힘입어 8대0으로 승리, 6연승을 달렸다. 33승27패를 마크한 LG는 2위 한화 이글스에 1.5경기, 3위 SK 와이번스에 1경기차로 다가섰다. LG는 이번 주중 한화와 홈에서 3연전, 주말 대구에서 삼성 라이온즈를 상대로 3연전을 갖는다. 특히 한화와의 맞대결에서 순위를 끌어올릴 수도 있다.
LG는 한화전에 헨리 소사, 손주영, 차우찬을 등판시킬 계획이다. 5선발 김대현이 최근 2군으로 내려가 대신 손주영이 선발로 나서기로 했다. 소사와 차우찬은 정상 로테이션에 따른 등판이다. 류중일 감독은 "이번 주에는 소사, 손주영, 차우찬, 그리고 임찬규, 윌슨, 소사 이렇게 던진다"고 했다.
1~4선발 페이스가 최근 매우 안정적이다. 지난 달 20일 이후 차우찬은 3승, 임찬규와 소사, 윌슨이 각각 2승을 보탰다. 이들 4명은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가 기본이다. 특히 차우찬은 시즌 초 부진에서 벗어나 본 궤도에 올랐다. 최근 4경기에서 모두 퀄리티스타트를 올렸고, 평균자책점 1.27을 기록했다. 임시 선발인 손주영은 올해 2군 8경기에서 4승3패, 평균자책점 4.81을 기록 중이다. 최근 2경기에서는 7이닝 3안타 무실점으로 잘 던졌다. 2군서 올라온 '보고'도 괜찮다는 게 류 감독의 설명이다.
이날 현재 LG의 선발진 평균자책점은 3.93으로 10개팀 가운데 1위다. 퀄리티스타트도 33번으로 가장 많다. 7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로 막은 퀄리티스타트 플러스도 17번으로 압도적인 1위다. 5월 초 8연패에 빠졌던 LG는 5월 9일 롯데 자이언츠전서 승리를 거둔 이후 22경기에서 15승7패로 같은 기간 승률 1위를 마크했다. 선발투수들의 활약, 타선 폭발 덕분이다.
류 감독에게 지금 가장 큰 걱정은 불펜이다. 믿었던 구원투수들이 5월 이후 지친 기색을 보이며 무너지자 일부 보직을 바꾸기도 했다. 진해수가 2군으로 내려가고 신인 김영준을 중용하기 시작했다. 김영준은 지난 달 30일 첫 1군 등록 이후 2경기에서 2이닝 1안타 무실점으로 잘 던졌다. 류 감독은 그를 필승조에 편입시키는 방안도 고려중이다. 류 감독은 "우리 선발들이 6~7이닝을 던지고 있지만, 불펜진이 좀더 해줘야 한다"고 했다.
그래도 선발투수들에 대한 믿음은 절대적이다. 2016년 두산 베어스는 '판타스틱4'로 불리는 선발 4명을 앞세워 페넌트레이스 초반부터 선두로 치고 나가 결국 한국시리즈에 직행, 우승을 차지했다. 지난해 KIA 타이거즈는 20승씩을 거둔 양현종과 헥터 노에시의 강력한 원투펀치를 거느리며 페넌트레이스 우승,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장기 레이스에서 탄탄한 '선발 야구'를 지향하는 팀을 당해낼 팀은 거의 없다. 이런 점에서 LG는 6월에도 강세를 이어갈 공산이 크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