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연히 골을 먹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줄부상에 신음하는 신태용호가 2018년 러시아월드컵에서 16강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선 스웨덴을 반드시 꺾어야 한다. 골이 필요한 이유다.
신태용호가 러시아로 가는 길목에서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의 벽을 넘어야 한다. 한국은 오는 1일 오후 8시 보스니아를 전주월드컵경기장으로 불러들여 국내 마지막 평가전을 치른다.
우선 장신 스트라이커 대결에 시선이 쏠린다. 신태용호의 유일한 타깃형 스트라이커 김신욱(1m97.5)과 유럽 수준급 타깃형 공격수 에딘 제코(1m93)다. 우선 제코 얘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 제코는 독일 볼프스부르크와 잉글랜드 맨시티를 거쳐 2015년 이탈리아 AS로마 유니폼을 입었다. 그의 진가는 2016~2017시즌부터 발휘됐다. 51경기에서 39골을 터뜨렸다. 특히 올 시즌에는 AS로마를 유럽챔피언스리그 4강까지 끌어올린 주인공이었다. 16강 2차전부터 4강 2차전까지 5경기 연속 득점포를 가동하기도 했다. 맹활약에 힘입어 현재 유럽에서 가장 '핫'한 타깃형 공격수로 주목받고 있다. 제코는 잉글랜드 첼시의 강력한 러브콜을 받고 있다. 큰 키를 보유했음에도 발이 빠르다. 또 공중볼 장악 뿐만 아니라 발밑도 훌륭하다. 출중한 슈팅력을 보유하고 있다.
김신욱도 제코와 비슷한 유형이다. 주력에서 뒤처지는 것을 빼곤 공중과 볼 키핑, 득점력에서 밀리지 않는다. K리그에선 3골밖에 터뜨리지 못했지만 아시아챔피언스리그에선 8경기에서 5골을 폭발시켰다. 특히 태극마크를 달고 뛴 A매치에선 4경기 연속 골을 넣기도 했다. 올해만 총 6골이다.
'가상 스웨덴전'인 보스니아전에 김신욱 출전을 예고한 건 신태용 A대표팀 감독이 전체적으로 장신인 스웨덴전에서 최전방에 김신욱의 높이를 활용하겠다는 의도가 숨겨져 있다. 김신욱의 역할이 중요한 이유는 바로 전술 때문이다. 스웨덴 수비수들은 키가 큰 대신 발이 느리다. 상대의 뒷 공간을 노리는 전략을 펴야 하기 때문에 2선 공격수들의 쉴 새 없는 쇄도가 필요하다. 김신욱이 공중볼을 장악해줘야 뒷 공간을 파고들 손흥민(토트넘)과 황희찬(잘츠부르크) 등 좌우 측면 공격수들에게 득점기회가 연출될 수 있다. 그런 면에서 제코가 어떤 움직임으로 공을 연결하는지를 잘 보고 배울 필요도 있다.
중앙에선 '캡틴' 기성용과 '꾀돌이' 미랄렘 퍄니치(유벤투스)의 대결도 관심거리다. 두 선수는 허리싸움의 키가 되는 선수다. 공격력은 퍄니치가 앞선다. 매 시즌 10골에 가까운 득점력을 보이고 있다. 올 시즌도 44경기에서 7골을 터뜨렸다. 무엇보다 퍄니치는 소속팀이나 대표팀에서 '만능 키'로 작용한다. 빌드업의 중심에 서 있다. 그의 발을 거치지 않으면 수비에서 중원으로, 중원에서 공격진으로 공이 전개가 되지 않는다. 재치있는 킬 패스는 퍄니치의 전매특허다.
기성용도 비슷한 유형이긴 하지만 퍄니치보다 플레이의 선이 굵다. 넓은 시야를 가져 좌우 측면으로 정확한 롱패스를 연결한다. 역시 공수 연결고리 역할을 하는 기성용은 수비력도 좋아 상대 스트라이커에 대한 커버 플레이도 훌륭하게 해낸다.
기성용과 퍄니치의 비슷한 점은 킥력이다. 퍄니치는 주로 유벤투스에서 페널티박스 근처에서 발생한 세트피스 상황에서 키커로 나선다. 기성용도 택배 크로스 등 킥력에선 뒤지지 않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