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히어로즈 신인 우완투수 안우진이 드디어 선발로 출격한다.
넥센 장정석 감독은 31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를 앞두고 "브랜든 나이트 투수 코치와 상의한 끝에 6월 2일 잠실 LG전 때 안우진을 선발 등판 시키는 걸로 결정했다. 원래 신재영이 나설 차례지만, 최근 컨디션이 좋지 않아 안우진에게 등판 기회를 주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안우진은 히어로즈 구단이 2018 신인드래프트에서 1순위로 뽑으며 6억원의 계약금을 지급한 특급 신인이었다. 구위가 동년배 신인 투수 중에서 가장 좋다는 평가를 받으며 기대를 모으기도 했다. 그러나 안우진은 고교 재학시절 야구부 후배를 폭행했던 사실이 알려지면서 데뷔하기도 전에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일단 구단의 대처가 적절하지 못했다. 비록 과거의 일이지만 안우진이 잘못을 저지른 것이 명백한 상황에서 구단이 주도적으로 나서 선수를 교육하고, 잘못에 대해 제대로 사과할 수 있도록 나섰어야 했는데, 이게 늦었다. 그 사이 안우진이 먼저 올해 초 신인교육 때 "(학교 폭력 사건에 대해)다 잊겠다"고 하는 등 반성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면서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
결국 구단은 자체적으로 안우진에 대해 50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내리고, 자숙하도록 조치했다. 안우진은 이 기간 동안 퓨처스리그 경기조차 출전이 금지됐다. 때문에 개인 훈련을 하거나 독립리그 팀과의 비공식 경기에 가끔 출전하면서 잘못을 반성하는 시간을 보냈다.
그렇게 징계 기간을 채운 안우진은 지난 25일 1군에 첫 등록됐다. 이날 고척 롯데전에서 데뷔전을 치른 안우진은 27일 롯데전에도 등판해 총 2경기에서 4⅔이닝 동안 1안타 2볼넷 4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최고 152㎞의 강속구와 140㎞대의 고속 슬라이더를 앞세워 타자를 손쉽게 제압하면서 빼어난 기량을 보여줬다.
이런 안우진에 대해 장 감독은 "원래 선발 요원으로 준비시켰던 투수다. 징계 기간 동안 반성을 많이 했을 것이다. 그러면서 훈련도 열심히 한 것 같다. 연습경기 때는 100구까지 던지기도 했다. 불펜에서 던지게 할 수도 있지만, 신재영도 좋지 않아 안우진을 투입하게 됐다"고 말했다.
광주=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