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긴하게 쓸 수 있을 것 같은데요."
LG 트윈스 류중일 감독이 기대를 걸어볼 만한 젊은 투수의 등장에 반색했다. 주인공은 올해 신인 1차 지명 선수인 김영준(19)이다. 선린인터넷고 출신인 김영준은 계약금 2억5000만원을 받고 입단했다. LG 스카우트팀에서는 지난해 김영준 지명 당시 차세대 에이스 자질을 갖췄다는 평을 내놓았다.
김영준은 올시즌 2군 14경기에서 22⅓이닝을 던져 피안타율 3할5푼1리, 평균자책점 6.04를 기록한 뒤 지난 29일 데뷔 후 처음으로 1군에 올랐다. 당시 류 감독은 "원래 선발 요원으로 뽑았다고 하는데, 아무래도 신인투수는 중간부터 던지고 선발로 바꾸는 경우가 많다. 김영준도 1군에서는 중간계투로 던진다. 쓰임새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김영준은 등록 하루 뒤인 30일 꿈에 그리던 1군 마운드에 올랐다. 부산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15-5로 크게 앞선 9회말 등판해 1이닝 동안 4타자를 맞아 1안타 1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며 인상적인 데뷔전을 치렀다. 경기 후 류 감독은 김영준을 얼싸안으며 만족감을 보였다.
하루가 지난 31일 롯데전에 앞서 류 감독은 "2군에서는 직구가 141~142㎞ 정도 나온다고 했는데, 어제는 147~148㎞까지 나왔다. 여기 전광판이 좀 높게 나오는 건지는 모르지만, 구위가 좋더라. 제구도 괜찮고, 무엇보다 볼볼이 없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향후 쓰임새에 대해서는 "어제처럼 몇 경기 더 던져보고 구체적으로 어떻게 쓸지 생각해 보겠다. 분명 요긴하게 쓸 수 있을 것 같다"며 신중한 입장을 나타냈다. 즉 필승조 또는 롱릴리프, 나아가 선발로 기용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시즌 초 안정세를 보였던 LG 불펜은 5월 들어 급격한 난조를 보였다. 특히 셋업맨 김지용과 진해수가 난타를 당하며 경기를 그르친 경우가 많았다. 진해수는 결국 1군에서 제외됐다. 그나마 마무리 정찬헌은 최근 3경기 연속 무실점으로 안정세를 돌아섰고, 김지용 역시 최근 3경기에서 3⅓이닝 동안 1안타 무실점의 호투를 보여줘 류 감독은 걱정을 어느 정도 던 상황이다. 하지만 시즌을 무난하게 치르기 위해서는 불펜진 역시 '플랜B'가 있어야 한다. 그 가운데 한 명이 김영준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부산=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