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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훈의 '역사속 인물과 와인' ④천재 음악가 모차르트의 와인 '마르째미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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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훈의 '역사속 인물과 와인' ④천재 음악가 모차르트의 와인 '마르째미노'

다섯 살에 협주곡을, 일곱 살에 교향악을, 그리고 열두 살에 오페라 작곡….

조숙한 천재 음악가.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Wolfgang Amadeus Mozart, 1756~1791)의 이력이다. 1756년, 오스트리아 서부에 자리한 잘츠부르크에서 태어난 모차르트는 일찍부터 아버지의 손에 이끌려 음악 신동으로의 고행길에 나서야 했다. 이같은 숙명의 여정은 어린 모차르트츠에게 때로는 절제와 균형을 잃게 하고 격정에 휩싸이게도 했다.

1761년 모차르트는 다섯 살 나던 해 최초의 클라비어 작품을 작곡했다. 그리고 여섯 살에는 빈 여행 길에 오른다. 궁정에서 어전 연주를 하기 위함이었다. 이처럼 모차르트는 유년기부터 궁정이 아니면 귀족들 삶의 언저리에 길들여져 있기도 했다. 연주를 마치고 나면 으레 샴페인과 와인이 그의 식탁에도 함께 마련되어진다. 이들 와인으로 그는 연주의 피로와 스트레스를 풀기도 했다. 1769년 그의 나이 13살 때 처음으로 이탈리아를 찾는다. 뜨렌티노의 귀족 로드론가(Lodron family)에서 그의 초청 연주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곳에서 얼마간 머물면서 조숙한 천재 음악가는 이 지방에서 나는 명주인 마르째미노(Marzemino)와인에 푹 빠져 들었다. 서늘한 알프스 산록에서 생장한 마르째미노 포도종으로 빚은 이 와인은 빼어난 질감을 함유하고 있다.

이후 그는 마르째미노 와인을 즐겨 찾았다. 이 목마름에 화답을 한 것이 이탈리아노 오페라 대사 작가인 로렌조 다 폰테(Lorenzo da Ponte, 1749~1838)였다. 그는 베네또 사람으로 당시 이름난 오페라 작사가였다. 모차르트와 만나 '휘가로의 결혼' 그리고 '돈 조반니'를 함께 작업했다. 주로 비엔나 또는 프라하 등지에서 만났다. 그의 고향 베네또 피아베(Piave)는 뜨렌티노에서 그리 먼 곳이 아니어서 마르째미노 와인이 이곳에서서도 번성 하고 있었다. 다폰테는 작업차 프라하 등지를 찾을 때 언제나 전대에 고향의 마르째미노를 가득 채워서 떠나곤 했다.

워낙 모차르트가 이 와인을 좋아하자 돈 조난니에는 아예 와인 실명을 들어 대사에 넣었다. "와인을 따르라, 이 훌륭한 마르째미노 와인을(versa il vino! eccellente Marzemino)" .

1787년 프라하 에스테이트 떼아트르에서 돈 조반니의 초연이 있었고 대성공을 거두었다. 마르째미노 와인도 공연이 가져다 준 열풍을 타고 전유럽의 상류사회에 그 이름이 번져 나갔다. 그리고 '모차르트의 와인'으로 불리면서 명주의 반열에 올랐다. 그러나 막상 주인공 모차르트는 이 와인을 더 이상 즐기지 못했다. 3년 뒤 그 자신이 와인과 영원히 작별했기 때문이다. 이 와인은 현재 국순당에서 들여오고 있다.

여적(餘滴)

모차르트의 와인 세계에는 또 다른 일면이 있다. 칠레의 새 명주로 떠오른 알마비바 와인의 브랜드도 모차르트의 휘가로의 결혼에 등장하는 '알마비바 백작'에서 따온 것이다. 달리 '돈 조반니'가 비엔나에서 오페라 작업을 할 때 당시 보헤미아 지방 둑스 성에서 사서직으로 여생을 보내던 '카사노바'가 이 오페라 대사 작업에 일시적으로 참여한 바 있다. 다 폰테와는 친구사이였기 때문이다. <와인리뷰 발행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