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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군분투 중인 넥센 김재현, 타격까지 바라는 건 무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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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넥센 히어로즈의 주전 포수는 김재현이다. 어처구니 없는 사건을 일으며 1군에서 제외된 박동원은 이제 잊는 게 낫다. 설령 성폭행 의혹이 무혐의 처분을 받는다고 해도 1군 무대에 다시 돌아오기가 쉽지 않다. 팬들의 분노도 뜨겁거니와 팀내 신뢰도도 크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그런 선수를 기다릴 필요가 없다. 이미 김재현이 그 공백을 잘 메워주고 있다.

물론 김재현이 단숨에 박동원의 빈자리를 100% 메우는 건 어렵다. 시간이 필요하다. 아무래도 포수는 경험의 양이 중요한 포지션이기 때문이다. 경기에 계속 출전하고, 상대 타자들과 싸우면서 축적하는 데이터가 포수의 기량 성장에 큰 영향을 미친다. 백업 포수였던 김재현의 누적 데이터량이 박동원보다 적은 건 어쩔 수 없는 현실이다.

그래도 성실한 김재현은 노력으로 이 차이점을 줄여나가고 있다. 그는 확 티가 나지는 않지만, 조용하고 안정적인 투수 리드로 팀에 기여하는 스타일이다. 그래서 김재현의 리드를 선호하는 투수도 많다. 실제로 외국인 투수 제이크 브리검은 작년부터 김재현의 리드를 선호해 아예 전담 포수로 요청했다.

송구 능력도 나쁜 편이 아니다. 올해 31경기에서 10번의 도루 시도 중 5번을 막아내 5할의 높은 도루 저지율을 기록 중이다. 저지 횟수가 많은 건 아니지만, 성공률은 상당히 높았다. 기본적인 송구 능력과 주자 움직임 파악 센스가 좋은 편이라는 뜻이다. 이런 포수가 앉아있으면 상대 팀 입장에서는 쉽게 도루를 하기 어렵다.

다만 여전히 타격에 관해서는 아쉬움이 큰 편이다. 26일까지 김재현의 타율은 2할5리(39타수 8안타)에 불과하다. 원래부터 김재현은 타격 쪽에서는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2015년 1군 데뷔 후 줄곧 백업 포수로 뛰었던 영향도 있다. 자주 나가지 못하고, 교체로 나가 가끔 타격을 하다보니 온전하게 타석에 집중하기 쉽지 않다. 결국 통산 타율도 2할에 불과하다.

냉정히 말해 2할대 초반의 타율은 1군 주전 포수라면 심각한 수준으로 나쁘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지금의 김재현에게 당장 타격까지도 잘 해주길 바라는 건 무리다. 현 시점에서는 구멍난 주전 포수 자리를 안정적으로 지켜주는 것만으로도 김재현은 제 몫을 100% 하고 있는 셈이다. 장정석 감독 역시 이런 점을 잘 알고 있어 선수에게 부담감을 주지 않으려 한다. 장 감독은 "기본적으로 포수는 공격보다는 수비력이 중요하다. 게다가 김재현은 갑작스럽게 주전 역할을 하게 돼 지금 수비에 집중하는 것만으로도 정신이 없을 것이다. 지금 타격까지는 안 바란다"며 김재현이 부담을 갖지 말것을 주문하고 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