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 가장 인상적인 경기였다."
레알 마드리드 사령탑 지네딘 지단 감독은 "우리가 살면서 가장 인상적인 경기였다. 뭐라 할 말이 없다. 나는 선수들에게 이 순간을 즐기라고 했다. 그들은 다시 이런 경험을 하기 어려울 것이다.
2016년 1월 레알 마드리드 감독이 된 그는 3차례 유럽챔피언스리그 정상에 올랐다. 감독 재임 기간 동안 단 한번도 최고의 무대에서 가장 높은 자리를 놓치지 않았다.
슈퍼 조커 가레스 베일(29·레알 마드리드)이 환상적인 무대에서 환상적인 오버헤드킥을 터트렸다. 교체 투입 3분 만에 첫 슈팅을 골로 연결했다. 또 쐐기골까지 더하면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베일은 '유리몸'으로 늘 저평가를 받았다. 끊이지 않고 이적설에 시달렸다. 하지만 그는 한방을 갖고 있었다. 왼발의 정교함은 세계 최고였다.
베일은 27일(한국시각) 우크라이나 키예프 올림피스키스타디움에서 벌어진 리버풀(잉글랜드)와의 2017~2018시즌 유럽챔피언스리그(UCL) 결승전서후반 교체 투입, 결승골을 터트렸다. 레알 마드리드가 3대1 승리하며 처음으로 3연패의 금자탑을 쌓았다.
토트넘에서 성장한 베일은 2013년 8월말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했다. 이후 그는 이번 시즌까지 포함 총 4차례 유럽챔피언스리그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베일은 호날두-벤제마와 함께 세계 최고의 'BBC'라인을 구성했다. 수많은 트로피를 품었지만 베일은 잦은 부상 때문에 아쉬움에 컸다. 햄스트링, 발목, 무릎, 엉덩이 안 아픈 곳이 없었다. 빠른 스피드와 정교한 왼발, 정확한 슈팅력을 갖추고도 '유리몸'이라는 비난이 늘 그를 따라다녔다. 그렇지만 지단 감독은 베일을 신뢰했다. 부상에서 돌아온 베일은 2017~2018시즌 막판 좋은 컨디션을 유지했다. 5월 정규리그에서 4골로 빼어난 집중력을 보여주었다. 지단 감독의 베일 교체 투입은 절묘하게 맞아 떨어졌다.
레알 마드리드는 호날두와 벤제마를 최전방 투톱으로 세웠다. 그 뒤에 이스코를 배치했다. 허리에는 크로스와 카세미루, 모드리치를 배치했다. 라모스와 바란은 중앙 수비에 배치했다. 측면 수비수로는 마르셀로와 카르바할을 선택했다. 골문은 나바스가 지켰다.
리버풀은 살라와 함께 피르미누와 마네를 스리톱으로 세웠다. 2선에는 밀너와 핸더슨 그리고 바이날둠이 선다. 최후방에는 로브렌과 반 다이크가 서는 가운데 좌우에는 로버트슨과 아놀드가 출전한다. 골키퍼는 카리우스.
리버풀이 경기 시작과 함께 강한 전방 압박으로 경기를 주도했다. 레알 마드리드는 공을 소유하지 못하고 수비 하기 급급했다. 레알 마드리드는 견고한 수비로 리버풀의 파상공세를 실점없이 막아냈다. 레알 마드리드 골키퍼 나바스는 전반 23분 리버풀 아놀드의 강한 슈팅을 막아냈다. 리버풀은 전반 29분 주 득점원 살라가 어깨 부상으로 눈물을 흘리며 교체 아웃되면서 힘이 살짝 빠졌다. 랄라나가 교체로 들어갔다.
레알 마드리드는 전반 30분을 넘기면서 페이스를 회복했다. 볼점유율을 높여 나갔다. 그러나 레알 마드리드도 전반 36분 풀백 카르바할이 부상으로 나가며 대신 나초가 들어왔다. 레알 마드리드는 전반 42분 벤제마의 골이 오프사이드 판정을 받으면서 선제골 기회를 날렸다.
레알 마드리드는 후반 2분 이스코의 슈팅이 크로스바를 맞고 나와 아쉬움이 컸다. 리버풀은 패스가 차단되면서 위기를 맞았다.
선제골을 어이없게 나왔다. 레알 마드리드가 후반 6분 벤제마의 골로 기선을 잡았다. 리버풀 골키퍼 카리우스의 스로잉을 벤제마가 다리를 쭉 뻗자 맞고 골문 안으로 들어갔다. 주심은 득점을 인정했다.
분위기가 레알 마드리드 쪽으로 기울었다.
하지만 리버풀은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실점 후 4분 만에 동점골을 뽑았다. 로브렌의 헤딩을 마네가 오른발로 차 넣었다.
지네딘 지단 감독(레알 마드리드)은 후반 16분 공격수 가레스 베일을 교체 투입하며 승부를 걸었다. 베일은 후반 19분 결승골을 터트렸다. 마르셀루의 크로스를 베일이 몸이 던져 왼발로 찬 슈팅이 멋진 포물선을 그리며 리버풀 골망을 흔들었다.
베일은 후반 39분 왼발 중거리슛으로 쐐기골까지 더했다. 베일의 슈팅을 상대 골키퍼 카리우스가 쳐내려다고 실수를 해 뒤로 흘린게 골문 안으로 들어갔다. 리버풀은 뒤집기에 역부족이었다. 베일과 레알 마드리드가 웃었다. 키예프(우크라이나)=이 건 스포츠조선닷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