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이슈]"양예원 사태 진실공방"…수지, 돌아보면 경솔했던 '선의'
[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잘못 던져진 돌에 사람이 맞았다면 던진 사람에게 책임이 없을까. '양예원 사태'의 결과와 상관없이, 수지의 '선의'는 경솔하고 성급했다.
유명 유튜버 양예원의 실명고발로 시작된 이른바 '양예원 사태'는 당초의 '성범죄 미투' 양상에서 '진실 공방'으로 전환된 상태다. 스튜디오 A실장은 양예원과 나눈 메신저 대화를 공개하며 반격에 나선 상태다.
앞서 수지는 양예원의 고발로 시작된 모 스튜디오 국민청원에 동의한다는 뜻을 밝혔다. 하지만 해당 스튜디오는 '양예원 사태'와 무관한 곳이었고, 형용할 수 없는 피해를 입었다. 이에 따라 스튜디오는 수지를 향해 법적 대응을 예고했고, 수지 역시 "죄송하다. 저의 불찰"이라는 사과를 전하는 한편 그와 별개로 맞대응에 나섰다.
일각에서는 수지가 해당 스튜디오의 상호명을 언급하거나 문제의 청원 주소를 링크한 적은 없다고 반박한다. 이는 오히려 수지의 '선의'를 왜곡하는 주장이며 그 마음에 따라 움직인 팬들을 우매한 대중으로 몰아가는 것이다. 수지의 청원 동의 소식이 알려지며 1만여명에 불과했던 청원 동의자는 그 10배를 넘는 10만여명으로 삽시간에 불어났다.
수지의 팔로워는 26일 오전 11시 현재 무려 860만명을 넘는다. 이른바 '셀럽'으로서 수지의 막강한 영향력을 보여주는 부분이다. 당시 수지는 문제의 국민청원에 동의했을 뿐 아니라, 어떤 청원인지 쉽게 유추할 수 있는 사진과 함께 이 사실을 자신의 SNS 스토리에 공개했다. 수지가 청원 참여를 독려하는 사명감 없이 단순히 '(밝히지 않은)한 청원에 동의했다'고만 주장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또다른 사람들은 문제의 성추행 일당들을 향해야할 비난이 '만만한' 수지에게 향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양예원 사태 자체가 진실공방으로 바뀌었을 뿐 아니라, 양예원이 설령 성추행을 당했다 할지라도 해당 스튜디오가 '수지로 인해' 입은 피해는 엄연히 별개다. 수지의 SNS 행동이 없었다면, 날벼락을 당한 합정의 스튜디오를 '양예원 사태'의 그 장소라고 '착각'할 사람이 얼마나 될까.
수지의 선의를 의심하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그것이 잘못된 과녁을 겨냥한 화살이었음도 명백하다. 본의가 선했다 하더라도, 엉뚱한 피해자가 발생한 이상 수지의 행동에 대해 '성급하고 경솔했다'는 지적은 왜곡이 아닌 정당한 비판이다. 또 수지 본인의 사과와 별개로 이미 한 가정의 생존을 위협하는 돌이킬 수 없는 결과가 초래된 만큼, 향후 법적 대응 역시 수지가 당연히 감당해야할 일이다.
수지는 데뷔 9년차, 올해 24세의 성인이며, 한국을 대표하는 연예인 중 한 명이다. 행동 하나하나가 전국민의 주목을 받는 존재다. 자신의 영향력을 행사할 때는 좀더 사태의 추이를 지켜보는 신중함이 필요했다. 그리고 이미 일이 벌어진 이상, 그녀가 받을 비판은 '이번 사건의 진실이 밝혀지기를 바라는 마음'과는 별개다.
양예원과 진실공방을 벌이고 있는 A실장은 25일 머니투데이를 통해 양예원과 2015년 7월 5일 이후 13번의 약속을 잡은 내용을 담은 메신저 대화를 공개했다. A실장은 "대부분 양예원씨가 돈이 필요하다고 연락했다. 시간당 10-15만원 정도를 준 '합의된 촬영'이었다. 컨셉트도 미리 얘기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A실장이 공개한 대화에는 양예원이 "저 그냥 안할게요. 사실은 정말 돈이 필요했는데, 돈좀 없으면 어때요"라며 촬영을 꺼려하는 내용부터 "일 구하기 전까지…일정 잡아주실 수 있나요?", "이번주 일요일 아침에 학원비를 완납을 해야해요. 그래서 그전까지 한번은 더 해야 부족한 돈을 채우거든요. 무리하게 일정 잡아주시면 안될까요"라고 부탁하는 내용도 담겨있다.
경찰은 카톡 내용과 별개로 촬영 과정에서의 성추행 및 감금 여부에 대해 조사 중이다. 추가 피해 모델이 잇따라 등장함에 따라 A 실장 외에 당시 촬영에 참여할 사진작가를 모집한 B씨 등에 대한 추가조사도 예정되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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