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이창동 감독이 '이창동 감독의 영화는 어렵다'는 오해에 대해 설명했다.
제71회 칸 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한 유일한 한국 영화로서 아쉽게 수상에는 실패했지만 해외 영화인들과 평단의 극찬을 받으며 화제를 모은 '버닝'(이창동 감독, 파인하우스필름 제작). 연출을 맡은 이창동 감독이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진행된 라운드 인터뷰에서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오아시스'(2002) '박하사탕' '밀양'(2007) '시'(2010) 등 선보이는 영화마다 국내외 유수 영화제에서 상을 휩쓸며 깊이 있는 내공을 전세계적으로 인정받아 온 이창동 감독. 특히 세상을 향한 올곧은 시선과 뛰어난 통찰력으로 깊이 있는 스토리텔러라는 평가온 받아온 그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단편 소설 '헛간을 태우다'를 원작으로 한 미스터리 스릴러 영화 '버닝'으로 관객을 찾았다.
각자 자기만의 방식으로 살아 온 세 젊은이 종수(유아인), 벤(스티븐연), 해미(전종서)의 만남과 이들 사이에 벌어지는 미스터리한 사건을 그린 '버닝'은 세 남녀 사이에서 벌어지는 비밀스럽고 강렬한 이야기를 통해 불타버린 청춘의 공허함에 대한 깊은 통찰을 보여준다.
이날 이창동 감독은 "내 영화에 대한 대중의 오해가 있다. 내가 메시지를 전하는 감독이라는 오해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이어 그는 "그런데 저는 메시지를 전하는 영화를 만든적도 없고 그런 생각도 한적이 없다. 그냥 질문할 뿐이다. 사실 메시지를 전하는 영화는 할리우드식 오락 영화다. 정의는 승리한다던지 라는 메시지. 근데 그런 당연한 메시지가 관객에게 얼마만큼 영향을 줄까가 의문이다. 그래서 질문하는 영화를 만들어왔다. 그게 불편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질문을 온전하게 받아들이시는 분들은 감동이 된다고 생각한다. '버닝' 역시 질문하는 영화다"고 덧붙였다.
또한 이 감독은 "세상의 미스터리에 대한 질문도 있지만 서사에 대한 질문도 있다. 이야기를 받아들일 때 얼마만큼 진실에 가까운가에 대한 질문, 더 나아가서 우리가 눈으로 보고 있다고 인식하고 있고 없는 것에 대한 미스터리, 또는 영화 매체가 뭔가에 대한 미스터리, 그것과 관련된 질문이 들어가 있다"며 "그래서 더 어려워하는 것 같다. 그치만 그 질문은 누군가의 가슴에 남는다고 생각해서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많은 흥행한 영화들이 시간이 지나면 흔적이 지워지는 경우가 있는데 어떤 불편한 영화는 시간이 지나도 남을 때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버닝은 이창동 감독의 6번째 연출작으로 유아인, 스티븐연, 전종서가 출연한다. 지난 17일 개봉해 상영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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