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와의 주중 3연전에서 모두 홈런포를 터뜨린 강민호(삼성 라이온즈)는 밝은 표정이었다.
강민호는 22~24일 대구구장에서 펼쳐진 롯데전에서 10타수 5안타(3홈런) 8타점을 올렸다. 3연전 내내 홈런포를 가동했다. 22일과 23일에는 팀이 3-4로 뒤지던 상황에서 각각 역전 홈런을 쐈다. 24일에는 팀이 6-1로 이기고 있던 7회말 1사 2루에서 좌월 투런포를 터뜨리며 친정팀 롯데의 추격의지를 꺾었다.
3개의 홈런을 쳐내는 과정도 예사롭지 않았다. 강민호는 모두 1~2구째 승부에서 배트를 돌려 홈런을 만들어냈다. 지난해까지 공을 받았던 롯데 투수들의 특징을 꿰고 있기에 가능한 모습이었다.
강민호는 "그동안 (타격감이) 안좋았는데 회복하는 계기가 됐다"고 자신의 3홈런을 돌아봤다. 그는 "대기 타석에서 노림수를 갖고 들어갔는데 공교롭게도 2구째에 모두 적중했다"며 "사실 노리고 들어가도 (홈런이) 나오기 힘든데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덧붙였다.
강민호는 지난 겨울 롯데에서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었으나 삼성행을 택했다. 그는 삼성과 계약 직후 "삼성에서 더 나를 필요로 한다는 것을 마음으로 느꼈다"고 말했다. 협상 과정에서의 섭섭함을 애둘러 표현한 것이다.
강민호는 "(홈런 뒤) 다른 감정은 없었다"며 "워낙 (최근 활약이) 안좋았기에 팀 승리를 챙겨주기 위해 잘해야 한다는 생각 뿐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첫 경기 역전 홈런 때는 워낙 극적이었고 최근 그런 장면을 만들지 못했기 때문에 기분이 좋았는데, 이후 이틀은 별다른 기분이 들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아무래도 롯데 투수들의 공을 받아온 점은 도움이 될 수도 있지만, 반대로 공을 받기만 했을 뿐 실제 타석에 서서 치진 않았으니 효과는 반반 아닐까"라고 했다.
강민호 개인의 상승세는 팀까지 춤추게 하는 모습이다. 삼성은 롯데전 스윕으로 올 시즌 최다인 4연승에 올랐다. 외국인 투수 리살베르토 보니야도 강민호 효과를 톡톡히 봤다. 24일 롯데전에서 올 시즌 최다인 7⅓이닝을 소화하며 단 1실점에 그쳤다. 직구 위주로 흘러가던 피칭에서 변화구를 잘 섞어가며 롯데 타자들을 요리했다. 강민호는 "외국인 선수들은 해외 무대 경험 탓에 직구를 공격적으로 던지는 성향이 있다. 보니야 스스로 공격적인 피칭을 하려는 경향도 일부 있었다. 하지만 막상 국내 무대에 오면 타자들이 직구를 잘 친다"며 "보니야도 그런 부분에 느끼는 점이 있었을 것이다. 직구 뿐만 아니라 변화구를 많이 섞으며 변화를 줬다"고 분석했다. 또 "경기 후 보니야와 계속 대화를 나누며 좋았던 점과 나빴던 점에 대해 의견을 교환한다. 나 역시 보니야가 어떻게 경기를 풀어가는지 공부 중"이라고 밝혔다.
잠실=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