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점대 ERA와 200이닝-200탈삼진.'
2018년 프로야구 최강 에이스 LG 트윈스 헨리 소사가 커리어 하이를 향해 순항하고 있다. 지금과 같은 컨디션이라면 '역대급' 선발 성적을 남길 수도 있을 것 같다.
소사는 지난 24일 잠실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홈게임에 선발등판해 9이닝 4안타 무실점의 완봉승으로 시즌 4승째를 따냈다. 이전 3경기에서 타선과 불펜의 지원을 받지 못해 모두 패전을 안았던 소사는 지난달 26일 넥센 히어로즈전(7이닝 3안타 무실점) 이후 28일 만에 승수를 추가하는 기쁨을 맛봤다.
소사는 특히 이날 자신의 한 경기 최다인 14개의 삼진을 잡아내며 잠실구장을 찾은 팬들의 박수 갈채를 받았다. 직구 구속은 최고 159㎞까지 나왔고, 슬라이더, 포크볼, 커브 등 위력적이지 않은 구종이 없었다. 완봉승은 지난해 9월 6일 KIA 타이거즈전(9이닝 8안타 무실점) 이후 처음이다. KBO리그 통산 9번째 완투이자 4번째 완봉승이었다.
소사는 이번 시즌 11경기에서 모두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으며, 한 번을 뺀 10경기에서 7이닝 이상을 던졌다. 소사의 최대 강점은 강철같은 어깨와 체력이다. 2012년 데뷔해 KIA 타이거즈, 넥센 히어로즈를 거치는 동안 한 번도 부상 때문에 벤치의 속을 썩인 적이 없다. 특히 LG 이적 후에는 지난해까지 매 시즌 30경기 이상 등판하며 에이스의 면모를 과시했다.
이날 현재 소사는 4승3패, 평균자책점 1.59, 71탈삼진, 79이닝, 피안타율 0.218, WHIP(이닝당 출루허용) 0.99, WAR(대체선수 대비승수) 2.98을 마크중이다. 승운이 따르지 않아 다승 경쟁에서 밀리고 있을 뿐 다른 부문서는 압도적인 위치에 있다. 평균자책점은 유일한 1점대이고, 투구이닝과 WAR 각 1위, 탈삼진 2위, 피안타율 3위, WHIP 2위에 올라 있다. 압도적인 페이스이며, 비교 불가다.
소사의 커리어 하이는 "딱히 어느 시즌이다"라고 말하기 힘들다. 다승은 11승은 올린 지난해가 최고이고, 평균자책점은 데뷔 시즌인 2012년이 3.54로 가장 좋았다. 투구이닝은 199이닝을 던진 2016년이 커리어 하이이며, 탈삼진은 177개를 잡은 2015년이 최고다. 그러나 올시즌에는 데뷔 이후 처음으로 200이닝과 200탈삼진, 그리고 1점대 평균자책점을 올릴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됐다. 날씨가 더워지면 페이스가 떨어지기 마련이지만, 소사는 오히려 후반기에 강하다. LG 이적후 지난해까지 최근 3년간 전후반기 합계 평균자책점을 보면 전반기가 4.43, 후반기가 4.29였다.
다승 부문서 아쉬움이 남을 수 있는데, 소사가 등판하는 경기서 타자들이 3~4점 이상 지원해 준다면 승리 가능성은 100%에 가깝다. 올시즌 들어 지금까지는 그랬다. 소사의 한 경기 최다 실점은 지난 8일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허용한 4점(3자책점)이었다.
별다른 변수가 없다면 소사는 올해도 30~32차례 선발 등판을 할 수 있다. 꾸준히 6~7이닝을 소화한다면 200이닝은 충분히 넘길 수 있고, 탈삼진 200개도 가능하다. 다만 1점대 평균자책점은 2000년 이후에는 한 번 밖에 나오지 않았고, 타고투저 시대임을 감안하면 가능성 측면에서는 기대하기 힘든 게 사실이다. 류현진이 지난 2010년 1.82로 2000년 이후 유일한 1점대 평균자책점을 남겼다.
1점대 평균자책점에 200이닝과 200탈삼진 동시 달성은 KBO리그 역사상 3번 밖에 없었다. 그것도 1991년 선동열(1.55, 203이닝, 210탈삼진)이 마지막이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