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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럽스펫①] 김완선 "혼자 살아 외롭냐고? 저는 육냥이 집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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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정준화 기자] 경기도 용인시의 한적한 마을. 우아하고 세련된 감성으로 꾸며진 내부는 군더더기가 없고 미니멀하다. 누가 봐도 인테리어에 꽤나 관심이 높은 인물이 사는 집인데, 눈길을 끄는 특징은 방문이 없고, 문턱이 없다는 것이다. 가림막 역할을 해주는 커튼 사이로는 고양이들이 자유롭게 드나든다.

집안 곳곳, 생활 전반에 반려묘를 위한 배려가 묻어난다. 가수 김완선은 6마리의 냥이(고양이)들과 삶을 함께 하고 있다. 갈 곳을 잃은 유기묘들을 하나, 둘 챙기다 보니 어느 새 식구가 여섯이 됐다.

"일단 레이, 둘째가 흰둥이, 그 다음에 우리 꼬맹이, 그리고 야들이, 라클이 그리고 마지막에 복덩이가 있습니다. 나이는 레이가 제일 많아요 지금 한 13살 정도 됐고, 그 다음에 흰둥이랑 꼬맹이는 7살 정도 됐고, 그 다음에 야들이랑 라클이는 5살 정도 됐고, 복덩이는 3살이에요."

결벽증이 있을 정도로 유난히 깔끔했던 성격. 이에 처음부터 김완선이 고양이에 관심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여섯 냥이들은 어떻게 연을 맺게 됐을까.

─ 입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원래는 첫째 레이가 제 동생이 기르던 고양이였는데 이사 때문에 잠깐 한 달 동안만 맡아달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잠깐 맡아주겠다 했는데...동생이 '2주 정도는 얘가 나타나지 않을 거다 찾지 말고 밥만 주면 된다'고 했었거든요. 그런데 얘가 3일도 안돼서 나와 가지고 아는 척하고 야옹야옹하고 애교를 부리니까 동생이 쇼크를 받았죠. 배신감까지 느끼면서 한동안 카톡에 상태메세지가 '배신자 레이'였어요. 근데 너무 나를 좋아하는 것 같으니 '그냥 언니가 길러라' 그러더라고요. 저도 처음에는 고양이를 기른다는 거에 대해서 한 번도 생각 해본적도 없다가 맡으면서 보니까 너무 예쁘더라고요. 그래서 기르게 되었어요.

그렇게 처음 연을 맺은 레이. 동생의 애묘 사랑이 김완선에게 까지 이어졌다. 김완선의 애묘들은 고급스러운 외모를 자랑하지만 아픔이 있던 유기묘들. 동생과 함께 유기묘 보호센터에서 입양해왔다.

─ 식구들은 어떻게 늘어났나요?

▶레이가 심심해하는 것 같아서 친구가 있으면 좋겠다 해서 유기묘 보호소에서 또 두 친구를 더 입양을 했죠. 그 다음에 동생이 또 구조를 해온 거예요. 다섯 마리를 구조했는데 두 마리 자기가 입양하고 한 마린 또 다른데 입양 보내고 두 마리가 남았는데 결국 제가 입양하게 된 거죠

그리고 복덩이는 동물농장에서 저한테 임시보호 해달라고 해서 잠깐 임시보호를 하기러 했는데. 입양자가 나타나지 않아서 제가 입양하게 됐고요.

─ 동생분이 고양이를 많이 좋아하시나봐요

▶네 그 친구는 정말 오래 고양이를 길렀고 그러다 보니까 보호소 하고도 친하게 지내요. 동네 캣맘 노릇도 하고... 동생 집에는 고양이다 훨씬 더 많죠. 저는 동네 캣맘 노릇까지는 못하고 있지만, 이렇게 아이들과 함께 하는 것만으로도 기쁘고 행복해요.

─ 냥이들 이름에 의미가 따로 있나요?

▶음...사실 특별한 의미는 없어요. 하하. 레이는 원래 동생이 지은 이름이고, 두 번째 흰둥이하고 꼬맹이는 보이는 것처럼 하옇고 작아서 지은 이름이죠. 야들이는 애가 왔을 때 뼈가 없는 것처럼 야들야들 한 거예요. 그래거 이름을 그렇게 지었죠. 라클이는 사실 사연이 있어요. '미라클(기적)'이라는 의미인데, 왜냐면 처음 라클이를 데리고 올 때 앞다리가 부러져 있었어요. 그래서 구조를 하게 됐는데, 병원에 가보니까 평생 앞다리가 불편한 채로 살아야 된다고 하더라고요. 기적이라고 이름을 지으면 혹시 기적이 생기지 않을까 하고 이름을 붙였는데, 정말 신기하게도 팔을 점점 내리고 조금씩 조금씩 딛더니 지금은 전혀 그렇게 없어요. 살짝 삐뚤어지긴 했는데 그래도 뭐 걷고 뛰고 너무 잘해요! 복덩이는 원래 슈퍼맨이라고 지었다가 얘 때문에 복이 더 많이 들어온 것 같아서 복덩이라고 나중에 이름을 바꿨죠.

─ 여섯 마리를 키우고 계신데, 고충은 없나요?

▶어려운 점은 딱히 많지는 않은데 여러 마리다 보니까 그 여러 마리 전체를 다 똑같이 사랑해줄 수가 없어요. 제가 표현을 다 할 수 없는 거? 그게 어려운 점인 거 같아요. 애들이 눈치도 있고 예쁨 받는다는 걸 아는 것 같아요. 그래서 예뻐하면 멀리서 이렇게 째려보기도 하고. 하하. 그게 처음엔 힘들었는데 다 해줄 순 없잖아요. 애정을 나눠주는 것에 어느 정도 패턴이 자리 잡은 것 같아요.



─ 지금은 누구를 예뻐하는 시기인가요

▶ 지금은 우리 야들이하고 아까 이렇게 뚱뚱한 애 있잖아요. 야들이하고 레이요. 첫째는 지금 나이가 많다 보니까 치아가 하나 없어요. 딱딱한 건 사료를 잘 못 먹어요. 그래서 습사료를 주고 있는데...보통 아무 때나 자기들 먹고 싶을 때 먹게 하는데 레이는 시간에 맞춰서 먹을 걸 따로 주죠. 거의 정말 수발을 드는 거죠 제가. 하하."

─ 힐링이 되는 점, 좋은 점이 있나요?

▶ 좋은 점은 일단 전혀 외롭지가 않아요. 혼자 산다고 하면 다 외롭지 않느냐 그런 질문을 많이 하시는데 많은 생명체들하고 살다보니까 전혀 혼자 있다는 생각이 안 든다는 거? 그게 정서적으로 안정을 시켜주는 것 같아요. 보통 고양이를 기르면 집사라고 하잖아요. 주인이 수발을 든다고 생각하는데 그런 점도 분명이 있지만 애들이 표현하는 사랑이 너무 많아요. 애교도 많고 자기 아는 척 하라고 와서 팔도 이렇게 뻗고, 또 잘 때 되면 알아서 옆에 와서 착착 자고, 그런 것들이 다 표현하는 거더라고요 보니까. 제가 고양이에 관한 책을 봤더니 그런 게 다 주인에 대한 사랑을 표현하는 방법이라고 하더라고요. 많이 사랑 받고 사랑을 주고 있어요.

joonamana@sportschosun.com, 사진=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