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칸(프랑스)=이승미 기자]배우 유태오가 가택구금 중인 키릴 감독에 대해 애틋한 마음을 표했다.
13일 오후(현지시간) 프랑스 칸 칸 팔레 드 페스티발 영화진흥위원회 부스에서 제71회 카눅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된 러시아 영화 '레토'(키릴 세레브렌니코프 감독)의 주인공 빅토르 최 역을 연기한 배우 유태오의 한국 매체 인터뷰가 진행됐다.
빅토르 최는 록크룹 키노의 멤버로서 록스타이자 그가 사망한 1990년 이후에도 지금까지 변화하는 시대를 대변하는 러시아의 국민 영웅으로 추앙받는 인물. 고려인 2세 아버지와 러시아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그는 서구 문화 유이입 막 이루어지던 시기에 자유를 노래하며 러시아 대중의 엄청난 사랑을 받았다.
이를 연기한 유태오는 2009년 영화 '여배우들'로 데뷔, 이후 한국뿐 아니라 태국, 베트남, 중국, 헐리우드 영화들에 연이어 출연하며 배우로서의 입지를 다져왔다. 2015년에는 베니스 국제 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했던 드레이크 도레무스 감독, 크리스틴 스튜어트, 니콜라스 홀트 주연의 SF 헐리우드 영화 '이퀄스'에 출연하기도 했다. 이번 영화에서 그는 2000:1의경쟁을 뚫고 빅토르 최 역할에 캐스팅되며 출연 전부터 화제를 모았다. 공식 상영회 이후 해외 유수의 매체로부터 빅토르 최를 스크린에 고스란히 살려냈다는 호평을 받고 있다.
이날 공금 횡령 혐의로 인해 9개월째 가택구금 중인 키릴 세레브렌니코프 감독에 대해서도 이야기 했다. 키릴 세레브렌니코프 감독이 가택 구금 처분을 받은 '표면적인' 이유는 운영 중인 고골극장의 공금 횡령. 하지만 러시아 대중 뿐만 아니라 전 세계 영화 관계자들은 그가 전적 '스튜던트'(2016)을 통해 러시아 정교를 향한 맹신을 비판하는 등 반정부적 성향을 보인 그가 푸틴 정부에 밉보였으며 그로 인해 불합리한 처우를 받고 있다고 해석하고 있다.
마지막 촬영 일주일을 남겨두고 구금된 키릴 감독을 떠올리며 "당시는 굉장히 혼란스러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제가 믿을 수 있는 사람은 감독님 밖에 없었다. 감독님이 저를 선택하는 것도 눈치 볼 수 없는 상황인데, 저는 믿을 사람이 감독님 뿐이었다. 눈을 감고 감독님만 믿고 간거 였다. 감독님이 가택구금 당했을 때는 머리 잘린 미친 닭이 뛰어다니는 기분이었다. 히스테릭해졌다"며 " 내가 누굴 믿고 가야 하나 싶었다. 제가 베트남, 태국 영화도 찍었는데 잘 될 수 있는 가능성을 보고 찍었는데 별 반응이 없고 김치국물만 먹고 힘들었었다. 그런데 이제야 집중 받을 수 있는 좋은 역할을 맡았는데 시네마의 신들이 저에게 그 희망을 빼앗아 가는 구나 싶어서 정말 힘들었다. 내가 무명연기자로 사는게 내 운명인가 싶기도 했다"고 덧붙였다.하지만 그는 키릴 감독의 구금에도 다시 마음을 다잡아 연기에 집중했다고 말했다. 유태오는 "감독님이 가택구금 당한 첫날은 완전히 굳어있었다. 저는 파파라치들 때문에 호텔에 숨어 있었다. 저는 그런 집중을 받아본 적이 없는데 그런 집중을 받으니 스파이영화를 찍는 기분이었다. 정말 무서웠다. 그런데 배우들이 SNS를 통해 반항의 목소리를 내주셨다"며 "저도 목소리를 내고 싶었는데 저는 무명의 배우라서 제가 무슨 목소리를 내도 내 목소리를 누가 듣나 싶었다. 그래서 저는 감독님이 만족스러워하시기 위해서 역할과 작품에 집중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역할에 대한 퀄리트를 높이면 나의 목소리를 사람들이 들어주겠지라고 생각했다. "두번째 날은 딱 하루 관광을 했는데, 빅토르 최의 묘를 갔다왔다. 꽃을 사가서 기도를 했다. 일단 좋은 기회가 생겨서 고맙고, 당신도 만족시켰으면 좋겠다고 기도했다. 마무리 잘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전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레토'는 1990년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뜬 구소련의 전설적인 록 가수이자 저항의 상징이자 아직까지도 러시아의 국민 영웅으로 추앙받는 한국계 가수 빅토르 최의 이야기를 그렸다. 독일에서 태어난 유태오는 미국과 영국에서 연기 공부를 한 한국 배우 유태오가 빅토르 최 역을 맡았으며 이리나 스타르셴바움, 로만 빌릭 등이 출연한다. 6월 초 러시아에서 개봉 되며 한국에도 수입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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