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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칸]"'살려달라'고 편지"…윤종빈 감독이 밝힌 이효리 '공작' 출연 비하인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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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칸(프랑스)=이승미 기자]13년의 시간을 거슬러 20대 시절로 돌아간 이효리. 소름이 끼칠 정도로 김정일 위원장으로 완벽하게 변신한 기주봉, 이들은 어떻게 영화 '공작'에 출연하게 됐을까.

12일 오후(현지시간) 프랑스 칸 팔레 드 페스티발에서 제71회 칸국제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비경쟁) 부문에 초청된 스파이 첩보 영화 '공작'(윤종빈 감독, 사나이픽처스·영화사 월광 제작) 한국 매체 인터뷰가 진행됐다.

'공작'은 1990년대 중반 '흑금성'이라는 암호명으로 북핵의 실체를 파헤치던 안기부 스파이가 남북 고위층 사이의 은밀한 거래를 감지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첩보 영화. 액션이 아닌 주요 인물들의 탁월한 심리전을 중심으로 기존의 스파이 영화의 전형적인 공식을 모두 깨며 '지적이며 새로운 스파이 물의 탄생'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이날 인터뷰에서 윤종빈 감독은 극중 주연 배우들만큼이나 미친 존재감을 자랑하던 이효리와 기주봉 캐스팅의 비하인드 스토리를 전해 눈길을 끌었다. 이효리는 지난 2005년 북한의 스타 조명애와 함께 핸드폰 CF를 찍어 엄청난 화제를 모은 바 있는데, 영화 속에서는 당시 모습이 그대로 재연됐고 이를 위해 이효리가 직접 특별 출연했다. 이효리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의상부터 스타일링까지 2005년 당시를 그대로 재연했다. 2005년 27살 이었던 이효리는 20대 시절의 풋풋함까지 스크린에 고스란히 살려냈다.

윤종빈 감독은 "친한 사람을 통해서 이효리 씨께 특별출연을 해달라고 부탁했는데 흔쾌히 하겠다고 하셨다. 그런데 내용을 알려드리니까 본인이 본인을 연기한다는 걸 부담스러워하셔서 거절을 하셨다"고 입을 뗐다. 이어 "그런데 우리에게 이효리 씨는 무조건 나와 주셔야 하는 인물이었다. 이효리 닮은 사람을 이효리라고 할 수 없는거니까. 그래서 제가 편지를 썼다. '살려주십쇼'라면서 편지를 썼다. 그랬더니 출연해주셨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김정일 북방위원장을 완벽하게 재현해 낸 기주봉에 캐스팅 과정에 대해서도 이야기 했다. 극중 기주봉은 등장 직후 관객이 술렁일 정도로 김정일 북방위원장과 완벽한 싱크로율을 보여줬다. 특수분장으로 완성한 외모는 기주봉을 전혀 알아볼 수 없을만큼 완벽했다. 걸음걸이부터 의자의 앉은 자세까지 놀라움을 자아낼 정도였다.

윤종빈 감독은 "김정일 북방위원장을 우리 모두가 알고 있는 인물이니 만큼 얼마나 똑같이 하느냐가 중요했다. 할리우두 영화 같은 걸 보면 정말 실존 인물과 똑같이 분장하지 않냐. 그래서 그렇게 하려고 했는데 그럴려면 제작비가 많이 든다고 하더라. 하지만 어쩔 수 없다. 그렇게 해야만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결국 할리우드 분장팀을 섭외했고 그들에게 기주봉 선배님을 포함해 세 명의 후보 배우의 사진과 명단을 보냈고 이중에 누가 가장 김정일 북방위원장과 비슷하게 분장이 가능햐나고 물었다. 그러자 그들이 기주봉 선배님을 선택했고 그렇게 출연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한편, '공작'은 '용서받지 못한 자'(2005), '비스티 보이즈'(2008), '범죄와의 전쟁: 나쁜 놈들 전성시대'(2011), '군도: 민란의 시대'(2014) 등을 연출한 윤종빈 감독의 3년만이 연출작이다.

앞서 11일 오후 칸 영화제에서 첫 공개됐으며 올 여름 국내 개봉한다.

smlee0326@sportschosun.com 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스포츠조선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