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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칸]"영화 속 장면인 줄"…4·27 남북정상회담이 '공작'에 끼친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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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칸(프랑스)=이승미 기자] 온 국민이 감격적으로 지켜본 4·27 남북정상회담. 이를 바라보는 영화 '공작'의 윤종빈 감독과 배우들의 마음은 더욱 남달랐다.

12일 오후(현지시간) 프랑스 칸 팔레 드 페스티발에서 제71회 칸국제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비경쟁) 부문에 초청된 스파이 첩보 영화 '공작'(윤종빈 감독, 사나이픽처스·영화사 월광 제작) 한국 매체 인터뷰가 진행됐다.

'공작'은 1990년대 중반 '흑금성'이라는 암호명으로 북핵의 실체를 파헤치던 안기부 스파이가 남북 고위층 사이의 은밀한 거래를 감지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첩보 영화. 액션이 아닌 주요 인물들의 탁월한 심리전을 중심으로 기존의 스파이 영화의 전형적인 공식을 모두 깨며 '지적이며 새로운 스파이 물의 탄생'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이날 인터뷰에 참석한 황정민, 이성민, 주지훈 그리고 윤종빈 감독은 지난 4월 27일 진행된 남북정상회담을 바라보는 마음이 남달랐다고 말했다. '공작'이 짧은 시간에 급격하게 평화적으로 변한 남북정세와 맞닿아 있는 작품이기 때문. 이 뿐만이 아니라 이미 정상회담 전에 크랭크업 한 영화 속에 마치 이번 남북정상회담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워장이 보여준 모습과 비슷한 장면까지 담겨 눈길을 끈다.

극중 북으로 간 남한 스파이 '암호명 흑금성' 박성영 역을 맡은 황정민은 "영화 촬영은 작년 7월 끝났다. 당시에 영화를 촬영할 때만 해도 굉장히 조심스러웠다. 오히려 쉬쉬하면서 촬영했다. 그런데 올해 이렇게 평화적인 남북정상회담 분위기가 형성된 것이 너무 묘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번에 남북정상회담을 보는데 우리 영화 속 장면과 너무 비슷해 놀랐다. 극중 박성영과 리명운이 함께 다리를 건너는 장면이 이번 정상회담에서 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워장의 모습과 굉장히 비슷했다"고 말했다.북의 외화벌이를 책임지고 있는 대외경제위 처장 리명운 역의 이성민도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우리가 촬영할 당시 남북관계는 심각하게 얼어붙어있던 상황이었다. 준비하면서도 조심스러웠다. 그런데 남북관계가 갑자기 급변하면서 남북정상회담에서 우리 영화와 비슷한 그림들이 연출이 되더라"며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다리 건너는 신을 보면서 깜짝 놀랐다. 저와 흑금성 박성영이 다리를 건너가는 장면이 생각났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영화 상영이 남북관계가 얼어붙은 상태에서 개봉하면 민감할 수 있는데 현실이 극적으로 반전이 있는 현실이 돼서 안심을 하고 개봉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다행이라고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극중 북경 주재 북의 국가안전보위부과장 정무택 역을 맡은 주지훈은 '영화를 선택할 당시만에도 남북 문제를 입에 올리는 것조차 예민했을 텐데 영화를 택하는 게 두렵지 않았냐'는 기자의 질문에 "사실 그때는 제가 남북 정세를 전혀 몰랐다 먹고 살기 바빠서"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그는 "원래 영화를 동일시 하는 타입이 아니다. 그래서 큰 걱정은 없다. 저에게 대본을 줬을 때 이미 투자자와 전문가들이 승인이 떨어진 상태이니까 큰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며 "그런데 지금은 남북 정세에 대해 굉장히 관심이 많아졌다. 영의 영향도 물론 있다. 그리고 사실 분단이 돼 있다는게 가슴아픈 일이지 않나. 저의 돌아가신 할아버지도 이산가족이셨다. 어렸을 때는 그냥 슬픈일이라고만 알고 있었다. 요새는 나와 다른 사람에 대해 배척하는게 아니라 한번더 생각하는, 타인을 한번더 애써서 바라봐야 겠구나 그래야 다른 사람을 이해할 수 있을거라고 생각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메가폰을 잡은 윤종빈 감독은 이날 지난 정권에서 남북 관게를 다룬 이 영화를 기획하고 제작한 것에 대해 말했다. 그는 "처음에 영화 만들 때는 박근혜 정권이었고 블랙리스트에 있다는건 공공연히 다 알고 이었다. 원래는 영화 제목이 '흑금성'이었는데 그렇게 외부에 알려지게 되면 정치적 외압이 들어올까봐 영화를 찍기 전까지 '공작'이라는 가제를 썼다. 그런데 '공작'이라는 가제가 개 그런데 그게 알려지면 외압이 들어올까봐 영화를 찍기 전까지는 '공작'이라는 가제로 쓰자고 했다. 그런데 그 가제가 바로 공작이 됐다"고 말했다.

한편, '공작'은 '용서받지 못한 자'(2005), '비스티 보이즈'(2008), '범죄와의 전쟁: 나쁜 놈들 전성시대'(2011), '군도: 민란의 시대'(2014) 등을 연출한 윤종빈 감독의 3년만이 연출작이자 '믿고 보는 배우' 황정민, 이성민, 조진웅, 주지훈 등이 출연한다.

앞서 11일 오후 칸 영화제에서 첫 공개됐으며 올 여름 국내 개봉한다.

smlee0326@sportschosun.com, 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