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지엠(GM)이 최종 마련한 경영정상화 계획에 따라 대량 실직 사태를 피하고 극적 회생을 이뤄낼 수 있다는 잠정 결론이 내려졌다. 경영정상화 계획이 실행되면 한국지엠은 매년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면서 최근 3년간 3조원의 적자를 냈던 것에서 오는 2020년부터 흑자로 돌아선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이 지난달 초부터 한국지엠 실사를 진행한 결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중간보고서가 우리나라 정부 고위 관계자들에게 전달됐다.
실사는 한국지엠의 '과거'보다 '미래'에 초점을 맞춰졌다. 결국 보고서에는 한국지엠의 계속기업가치가 청산가치보다 큰 것으로 나타났다고 복수의 정부 관계자는 전했다.
다만 미국의 GM 본사가 공언한 한국지엠 지원 계획, 그리고 지원의 전제 조건인 노사의 자구계획 합의가 이뤄져야 한국지엠의 영속성이 보장된다는 '조건부' 결론이다.
지원 계획은 27억달러(약 2조9000억원)의 차입금을 출자전환하고 28억달러(약 3조원)를 투자하는 한편 2개 신차를 배정하는 게 핵심이다. 산업은행은 여기에 맞춰 5000억원의 신규자금을 투입하겠다는 것이다.
결국 한국지엠 경영정상화는 노사의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타결이 최대 관문으로 남겨졌다. 지난 20일로 제시됐던 임단협 데드라인은 오는 23일 오후 5시로 연장됐다.
정부 관계자는 "한국지엠의 계속가치가 크다는 실사 결과는 결국 노사 합의에 달린 것이다"며 "노사가 합의하지 못하는 한 정부도 손을 쓸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GM은 23일을 더는 물러서지 않을 데드라인으로 삼았다는 게 한국지엠 노사 협상에 정통한 인사들의 공통된 전언이다. 한 인사는 "GM이 법정관리를 신청하는 극단적 상황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GM 입장에서 한국지엠은 중국이나 베트남으로 얼마든지 대체될 수 있는 사업장이다. 굳이 고비용 구조의 강성 노조에 끌려다닐 이유가 없다는 게 협상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반면 한국지엠 노조로서도 생산 차종과 인력 사정이 다른 부평·창원공장과 군산공장의 내부적인 입장 차이가 임단협 교섭을 복잡하게 만드는 요인인 것으로 알려졌다.이정혁 기자 jjangga@sportschosun.com